포탈 2
오랜만에 쓰는 게임 리뷰입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이전하는 일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바쁘기도 해서 리뷰 쓸 시간은 커녕 게임을 즐길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다음 주가 되면 또 바쁠 것 같아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려면 내년 1월이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잠깐 글 쓸 시간이 생겨 이렇게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포탈 2는 지난번에 리뷰한 포탈의 후속작입니다. 게임의 기본 컨셉은 포탈건을 사용한 퍼즐이란 점에서 전작과 비슷하지만, 스토리의 깊이와 분량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체험판처럼 분량이 적었던 전작과는 달리, 포탈 2는 AAA 게임 다운 볼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스토리는 전작에서 이어지기 때문에, 스토리를 중시하는 유저라면 전작을 플레이해보고 이 게임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작의 보스였던 GLaDOS가 이번 작에도 등장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비중있는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작의 스토리는 전작에서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동면에서 깨어난 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첼, GLaDOS와 휘틀리입니다. 첼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대사도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캐릭터는 GLaDOS와 휘틀리 단 둘뿐입니다. 하지만 이 둘은 굉장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전혀 없습니다. 성격 또한 전혀 다른데다 서로 티격태격 다투는 것을 보면 음침한 분위기 속에서도 웃음이 나게 만듭니다.
또한 전작에서는 퍼즐을 풀 때 명령을 내리는 GLaDOS의 목소리만 들렸기 때문에 혼자 외롭게 퍼즐을 푼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휘틀리가 같이 첼과 함께 다니기 때문에 중반부에 혼자 남겨질 때를 제외하고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게임은 보통 귀신같은 초자연적인 요소를 넣어 플레이어를 놀라게 하거나, 살인자 같은 악당을 넣어 플레이어 캐릭터를 위험에 빠지게 합니다. 하지만 포탈 2는 그런 요소가 하나도 없음에도 음침하고 무서운 분위기를 유도합니다. 게임 중반부에 첼 혼자 구 애퍼쳐 사이언스 시설로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 곳은 무너지고 불타는 철제 구조물들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음산한 BGM과 더불어 아무런 적이 없는데도 공포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전작은 정돈된 실험실에서만 퍼즐을 풀었지만, 이번 작은 폐허가 된 에퍼쳐 사이언스가 배경이기 때문에 실험실의 구조도 다양합니다. 초반 지역은 전작과 비슷한 퍼즐로 이루어져 있지만 구 애퍼처 사이언스 시설의 실험실에서는 젤과 같은 추가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좀 더 머리를 써서 플레이를 해야합니다.
총평
플레이타임은 1회차 기준 10시간 남짓입니다. 제 플레이타임은 2회차 플레이를 절반 정도 진행했을 때까지 기록된 시간입니다. 기록된 플레이타임은 길지 않지만 의외로 체감 플레이타임은 짧지 않은 편입니다. 후반으로 갈 수록 퍼즐이 쉽지 않고, 젤 같은 다양한 기믹이 등장하기 때문에 해결 방법도 꽤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 애퍼처 사이언스 시설 부분에서는 어떤 곳에 포탈이 생성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이 헤메게 됩니다.
하지만 포탈 2는 제가 해봤던 게임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임입니다. 퍼즐을 푸는 과정도 재미있었고, 스토리 또한 최근의 게임과 비교해봐도 매우 뛰어났습니다. 그래픽도 비슷한 시기의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초기 가격은 AAA게임답게 비쌌지만, 현재는 스팀에서 일반가도 10,500원으로 확 낮아진데다 할인 시즌에는 90% 세일도 심심치 않게 하기 때문에 콘솔 게임에 입문하시는 분께는 꼭 추천하고싶은 명작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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