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날은 숙소를 옮기기도 해서 느긋하게 일정을 보내려고 계획했습니다. 다만 나인 아워스는 체크아웃 시간이 10시라 잠을 마냥 느긋하게 잘 수는 없었습니다. 9시쯤 일어나서 샤워하고,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한 다음에 짐을 카운터에 잠시 맡긴 다음 아침 식사를 하러 나왔습니다.

아침에 찍어본 나인 아워스 하마마츠쵸 건물 앞입니다. 나무가 자라있어서 그런지 꼭 사무실 건물 같은 느낌이네요.

이 날은 계획상 JR만 이용할 예정이라 도쿠나이 패스를 끊었습니다. 도쿠나이 패스를 사면 야마노테선을 포함해 도쿄 내의 JR 열차를 전부 탈 수 있습니다.

아침식사는 작년에 맛있게 먹었던 우동 오니얀마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하마마츠쵸 역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오니얀마 지점은 신바시 지점이었습니다. 작년에 가 본적이 있기도 해서 그 쪽으로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신바시 역에서 오니얀마로 가려면 카라스모리 출구가 가장 가깝습니다.

우동 오니얀마 신바시점

우동 오니얀마는 사실 맛집이라고 하긴 뭐한 곳입니다. 바쁜 직장인들이 간편하게 한 끼 할 수 있는 그런 컨셉인 가게거든요. 주문도 발권기로 하고, 내부에는 의자 하나 없어서 서서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전 여기 냉우동이 제일 맛있더라구요.

이 가게에서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토리 붓카케 냉우동입니다. 냉우동 위에 닭튀김 몇 개가 올라와있는데, 면도 면이지만 닭튀김이 진짜 엄청 부드럽습니다. 한국에 있는 치킨 저리가라 할정도로 맛있습니다. 가격도 520엔밖에 안하는 착한 가격이에요. 양이 좀 적긴 하지만 여행 중에는 조금씩 자주 먹는게 좋기 때문에 크게 불만은 없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다시 하마마츠쵸로 돌아와서 짐을 가지고 이케부쿠로로 갔습니다. 두 번째 날부터 묵을 곳을 이곳으로 잡았거든요. 작년에 왔을 때는 멋모르고 신바시, 오다이바쪽에 잡아버려서 도쿄를 돌아다니기 너무 불편했었거든요. 이번에는 좀 잘 알아보고 교통이 편한 곳으로 잡았습니다. 사실 진짜 교통의 메카는 신주쿠이긴 한데, 신주쿠는 도쿄 내에서 가장 호텔값이 비싼 곳이라 묵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이케부쿠로 정도면 이동하기 나쁘지도 않고, 신주쿠도 네 정거장이면 갈 수 있어서 여차하면 신주쿠로 가면 되거든요.

도큐 스테이 이케부쿠로

이번에 묵기로 한 호텔은 도큐 스테이 이케부쿠로 호텔입니다. 호텔 외관이 공사중이라 조금 이상하게 보이긴 하지만, 내부는 멀쩡해서 정상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외관 공사 때문인지 제가 묵을 때는 상당히 저렴한 값에 방이 나왔었습니다. 저는 네이버페이 포인트까지 긁어모아서 1박에 9만원 정도로 예약했습니다. 지금은 저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팔고 있더라구요.

아직 호텔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아서 우선 짐을 맡기고 아키하바라로 갔습니다. 역시 도쿄에 오면 아키하바라부터 가는게 국룰이죠.

코메다 커피 아키하바라

아까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지 않아 커피가 땡겼습니다. 아카하바라 역에 제가 좋아하는 코메다 커피가 있어서 바로 갔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줄이 엄청 길더라구요. 대기 번호를 뽑고 30분 정도 기다려서 간신히 입장했습니다.

코메다 커피에서 모닝 세트를 주문할 수 있는 시간이 11시까지인데, 다행히도 입장 시간이 아니라 대기 번호 발권 시간을 기준으로 주문을 받아줘서 모닝 세트를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날이 더워서 아이스 커피로 시켰고, 사이즈도 1.5배 곱빼기로 주문했습니다.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나서는 아키하바라를 둘러봤습니다. 우선 라디오 회관부터 한번 구경해봤구요,

아키하바라의 상징인 아키하바라역 전자상가 입구도 갔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트도 (당연히) 방문했습니다. 1층에 어떤 애니 굿즈를 파는지에 따라 요즘 유행이 뭔지 알 수 있는데요, 최애의 아이 굿즈가 많은 걸로 봐서는 최애의 아이가 요즘 대세인 것 같네요. 저는 아직 최애의 아이를 안봤는데, 2기 애니 완결나면 한번에 몰아서 볼까 생각중입니다.

내청코는 4년 전에 완결났는데도 아직도 굿즈가 잘 팔리고 있네요.

아키하바라에 있는 야로 라멘은 항상 애니메이션과 콜라보 하는 라멘집으로 유명합니다. 솔직히 전 라멘을 별로 안좋아해서 콜라보가 아니면 굳이 방문할 필요가 있나? 생각이 드는 가게입니다. 이번에는 아이마스랑 콜라보를 했나 보네요. 전 안봐서 뭔지 모르겠습니다…

규동 전문 삼보

아침으로 먹은 우동이 벌써 다 소화되는 바람에 식사를 또 하고싶어졌습니다. 뭘 먹을까 하다가 그래도 아키하바라(그리고 슈타인즈 게이트)의 명물인 규동 전문 삼보로 가기로 했습니다. 작년에도 여기서 점심을 먹었었는데, 맛이 괜찮았거든요.

여기가 아키하바라 내에서도 맛집인지 안에 손님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줄까지 서야할 정도여서 10분 정도 대기하다가 들어갔습니다.

여기도 주문은 발권기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사이즈에 된장국 + 날계란을 포함해도 800엔이면 먹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거보다 싸게 규동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없죠?

근데 주인 분께서 많이 유해지셨는지(?) 가게 내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는 손님이 꽤 많았습니다. 이제 핸드폰 사용 금지 같은 룰이 없어진 것일까요. 덕분에 저도 이번에는 음식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규동에는 소고기가 듬뿍 들어가있습니다. 한 가지 불편한 점은 일본에서는 규동을 젓가락으로만 먹기 때문에 숟가락이 없다는 것이네요. 날계란까지 풀면 밥이 흐물거려서 먹는데 꽤 힘들긴 합니다.

다시 도큐 스테이로

점심을 먹고 나니 체크인 시간이 다가와서 다시 이케부쿠로로 왔습니다. 제가 배정 받은 객실은 516호입니다. 아까 오전에 짐을 맡겨놓고 갔는데, 체크인 전에 직원분들이 짐을 방으로 미리 갖다놔줬더라구요.

방으로 들어가봤는데요, 생각보다 방이 많이 작았습니다. 이케부쿠로에 있는 호텔 중에서는 그나마 방이 넓은 편이었는데요, (15$m^2$) 이거보다 방이 작으면 캐리어를 펼 수나 있을까 의심이 되는 크기였습니다. 사진에서 방이 한 번에 안들어오죠? 이리 저리 움직여봤는데 방을 한 화면에 찍을 각이 도저히 안나왔습니다.

제가 서있던 자리를 향해서도 찍어봤습니다. 창가까지 가서 찍었는데도 화각이 저렇게 밖에 안나옵니다.

화장실 크기는 그냥 평범했습니다. 욕조 크기가 지난번에 갔었던 더 비 호텔과 비슷하게 깊어서 목욕을 하기에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방이 유달리 작아보이던 이유는 아마 이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방 안에 세탁기와 전자레인지가 있어요. 장기 여행자면 이게 유용할 것 같긴한데, 저는 세탁기를 쓸 정도로 길게 있을 예정도 아니고 식사는 어지간하면 나가서 먹는지라… 묵는 동안에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어요. 게다가 세탁기를 쓰려면 세제는 별도로 필요한 것 같더라구요.

숙소에서 짐을 풀고 뒹굴거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이케부쿠로역에 한글로도 이렇게 환영 문구가 있네요.

교자노오쇼

제가 일본식 중화요리를 좋아하는데, 이케부쿠로역 근처에 교자 전문점이 있기에 그 쪽으로 방문해보기로 했습니다. 체인점이긴 한데, 찾아보니 평이 나쁘지 않더라구요.

저녁시간 때라 그런지 대기가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는 카운터석과 테이블석이 분리되어 있어서, 혼자 온 손님은 카운터석에 앉게 되어 있더라구요. 그런데 다른 손님들은 대부분 일행이 있다보니, 카운터석에는 빈 자리가 꽤 있었는데, 덕분에 저는 대기하지 않고 바로 안내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당연히 나마비루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맥주 한잔에 500엔 정도였는데, 제 머릿속에는 몇 달전에 방문했던 토리키조쿠의 가격이 맴돌아서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_-

식사 메뉴로는 일반 교자 한 접시와 마늘 듬뿍 교자 한 접시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둘 다 350엔 정도였던걸로 기억해요. 그렇게 비싸진 않는데 양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이렇게 두 그릇을 먹더라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전 추가로 볶음밥도 주문했습니다. 볶음밥은 예전에 나고야에서 먹었던 볶음밥이 너무 맛있어서 그 정도 기대를 하고 주문했는데, 여기 볶음밥은 생각보다 영… 맛있진 않더라구요. 한국에서 볶음밥 잘하는 중국집을 가면 이거보다 맛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볶음밥은 좀 남겼네요.

전체적인 평은 한 번쯤은 와볼만 한데, 굳이 또 올 필요는 없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교자 잘하는 집은 여기 말고도 많으니까요.

나카노 브로드웨이

저녁식사를 한 후에는 나카노 브로드웨이로 갔습니다. 나카노 브로드웨이도 관광지 중에 한 곳이긴 합니다만, 전 여기에 볼 일이 있는게 아니라 다른 곳에 볼 일이 있습니다.

네코 노 오카

바로 메이드 카페입니다. 작년에도 왔던 곳인데, 그 때 있었던 메이드 중에 굉장히 친절했던 친구가 있어서 트위터로 종종 연락을 했었는데요, 아쉽게도 이 날은 근무를 하지 않는 날이긴 했지만 새로운 스태프들이 있다길래 한 번 가봤습니다.

물가 때문인지 작년보다 가격이 조금 올랐는데 어차피 몇 잔만 마시고 나올거라 그냥 신경쓰지 않았어요.

여기까지 와서 맥주를 마시긴 좀 그렇고, 일본식 소주와 일본주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근데 하필 주말이라 그런지 손님이 너무 많아서 메이드들하고 이야기도 별로 못해보고 나왔네요. 메이드들도 정신이 없어 보이길래 1시간만 채우고 나왔습니다.

숙소에 그냥 들어가기 좀 아쉬워서 편의점에 들러 간단한 간식과 함께 술을 사갔습니다. 목욕하면서 술 마시고 유튜브보고 군것질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네요. 다음 날 일정은 조금 빡셀 예정이라 일찍 잤습니다.

이렇게 도쿄에서 두 번째 날도 끝났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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