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RAZER의 주력 제품인 데스에더 엘리트 마우스와 블랙위도우 엘리트 키보드를 개봉하려고 합니다. 사실 이 제품은 1년 2개월 전에 같이 구매하고 지금까지 사용해왔습니다. 키보드가 구매 6개월 시점부터 살짝 맛이 가더니 최근에는 마우스까지 왼쪽 클릭이 안되는 문제로 인해 결국 AS 센터에 방문해 이상 증상을 확인받고 새 제품으로 교환받았습니다.

두 제품 모두 저렴한 가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1년 남짓한 사용만에 고장이 났기 때문에 Razer 제품을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하겠습니다. 사실 원래는 새 제품으로 교환받고 그냥 중고나라에 팔려고 했으나… 나름 비싼 제품이라 쉽게 팔리지도 않았고, 팔았다고 해도 당장 집에서 쓸 키보드 마우스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임시방편으로 계속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기에 어찌됬든 새 상품을 개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들을 위해 개봉 과정을 남겨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데스에더 엘리트 마우스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 패키지 앞면에는 마우스의 정면 사진과 Razer 로고, 그리고 Razer Chroma가 지원된다는 표시가 있습니다. Razer Chroma는 그냥 원하는 색상으로 조명을 설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품에서 빛이 나는 곳은 로고 부분과 휠의 테두리 부분입니다.

뒷면에는 제품의 특징과 설계, 장점이 나와 있습니다. 뭔가 대단한 기술처럼 보이긴 하지만 사용하면서 크게 체감이 되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한국 정발판인데도 불구하고 설명이 한국어 외에 중국어, 일본어로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패키지 옆면에는 Razer의 대표 색상인 초록색 배경에 로고가 나와 있습니다.

바닥면에는 제품의 사양이 적혀 있는데, 사실 이걸 제품 뒷면에 적는게 맞지 않나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보면 마우스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인 크기와 무게가 이쪽에 나와 있으니까요.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했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입니다. 이와 비슷한 표현을 모 사과 업체에서 봤었는데 말이죠.

제품을 열어보면 마우스가 플라스틱 케이스에 싸여 있고 설명서 등의 종이는 띠지에 묶여 따로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제품은 마음에 안들지만 포장 방식은 마음에 듭니다.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마우스를 분리한 모습입니다. 최근에는 무선 마우스가 대세이긴 한데 이 제품은 아직도 유선 마우스입니다. 게임에서 반응 속도를 중시하는 분들은 확실히 유선 마우스가 더 좋다고 하는데 제 체감상으로는 크게 의미는 없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유선 마우스는 걸리적거림 때문에 마우스 번지 없이는 불편함이 꽤 컸습니다.

크기 비교를 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마우스를 양 옆에 놓아봤습니다. 왼쪽에는 애플의 매직 마우스2이고, 오른쪽은 커세어의 다크코어 마우스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립감은 다크코어가 제일 뛰어났습니다.

마우스 본체 외의 구성품을 살펴보면 먼저 설명서와 스티커가 있습니다. Razer의 제품을 구매하면 저렇게 로고 모양의 스티커를 항상 제공하던데, 저는 아직까지 한번도 써본 적은 없습니다. 모니터나 컴퓨터에 붙이고 장식하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필요가 있을까요?

설명서 외에 특이한 구성품으로는 Razer CEO의 편지가 있습니다. 첫 줄을 보면 “there is no tuning back”이라는 문장이 보이네요. 아무래도 이 제품을 한번 맛보면 다른 제품을 사용할 수 없을 거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자신감에 가득 찬건지 건방진 건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다음으로는 블랙위도우 엘리트 키보드입니다. 패키지 앞면을 보시면 구입하기 전에 눌러볼 수 있도록 방향키 부분이 공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의도는 좋지만 박스를 쌓아두고 판매한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씩 눌러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디자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키보드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라면 아예 타건용으로 하나씩 개봉해서 배치하게 때문에 굳이 저게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뒷면에는 이 키보드의 축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고, 왼쪽 아래에는 다른 축과의 차이점을 비교해놓은 표가 있습니다.

Razer의 기계식 키보드는 체리나 카일 축을 쓰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축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기계식 키보드의 축 구분은 청축/갈축/적축 등으로 구분하는데, Razer의 기계식 키보드는 녹축/오렌지축/황축을 사용합니다. 사실 이름만 다르고 키감은 녹축 = 청축, 오렌지축 = 갈축, 황축 = 적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연구실에서는 소음으로 인해 적축을 사용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클릭감이 뛰어난 청축 계열을 선호하기 때문에 녹축으로 구입했었습니다. 집에서야 키보드 소음이 크게 문제되지 않으니까요.

옆면에는 제품의 구성품, 제품을 사용하기 위한 하드웨어 요구사항, 그리고 제품의 크기 및 무게가 나와있습니다. 역시나 그 옆에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Razer에서 디자인했다고 나와있는데, 어차피 메이드 인 차이나겠죠?

한쪽에는 한글 각인이 되어있다는 표시가 있습니다. 제품 박스는 다른 국가에서 판매하는 버전과 같은 것을 쓰는지, 이 부분은 스티커로 붙어 있습니다.

제품을 열어보면 역시 Razer답게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점 중 하나는 저렇게 키보드 덮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 먼지가 쌓이는 것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꼭 필요한 구성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커세어의 키보드는 이게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로 구매해야 했습니다.

구성품을 모두 꺼내보면 키보드 본체, 팜 레스트, 그리고 설명서 같은 종이가 묶인 뭉치가 있습니다.

먼저 종이 뭉치부터 살펴보면 설명서와 스티커가 있습니다. 마우스에 들어있던 스티커는 로고만 두개 있었는데, 여기에는 1개의 로고와 Razer Chroma 스티커, For Gamers by Gamers라는 사명(?)이 적힌 스티커가 있습니다.

역시 키보드에도 Razer CEO의 편지가 들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there is no tuning back 같은 건방진(?) 소리는 보이지 않고 환영한다는 축하의 메시지가 들어있네요.

키보드는 풀배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오른쪽 alt키가 한/영 변환 버튼과 동일합니다. 그리고 원래 alt키가 있어야 할 자리는 fn키가 있습니다. fn키는 다른 키와 조합해서 특수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이 기능까지 사용해본적은 없어서 존재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른쪽의 숫자키 위에는 미디어 재생을 조정할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맨 오른쪽에는 볼륨 조절을 할 수 있는 휠이 있습니다. 버튼을 클릭하면 음소거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있구요. 다만 저는 이 기능을 한번도 써본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볼륨이 지멋대로 조절되는 문제가 초기부터 발생했습니다. AS 센터에서도 한번 살펴보고 바로 이상이 있다고 확인해준 것으로 보아 초기 불량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키보드를 연결하는 단자는 3개나 존재합니다. USB 2개와 3.5파이 오디오 단자가 있는데, USB중 1개는 키보드에 있는 USB 허브를 연결하기 위한 용도로 보입니다. 다만 이 단자가 USB 3.0 포트가 아닌지 전송 속도가 굉장히 느리기 때문에 USB 허브보다는 무선 헤드셋이나 게임 패드 동글을 연결하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마찬가지로 키보드에 헤드셋을 연결 할 수 있는 3.5파이 단자도 있습니다. 만약 본체를 책상 아래에 놓고 쓰시는 분이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azer 키보드에서 마음에 드는 또 하나의 점은 바로 팜 레스트입니다. 타 사의 고급 키보드 라인에서도 팜 레스트가 동봉되긴 하지만, 이것보다 좋은 퀄리티의 팜 레스트를 제공하는 키보드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커세어의 키보드에도 팜 레스트가 들어있긴 한데,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고 표면 처리도 매끄럽지 않아 사용에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Razer 키보드의 팜 레스트는 인조 가죽 재질에 푹신푹신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손바닥이나 손목을 올려놓아도 편안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키보드 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건 정말 마음에 듭니다.

후기

일단 개봉기이긴 하지만, 제가 이 제품을 1년 넘게 사용했기 때문에 간단한 리뷰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제품은 가성비보다는 하이엔드급 퀄리티로 승부하는 제품입니다. 키보드를 기준으로 본다면 커세어의 K70 시리즈나, 로지텍의 G PRO 급 키보드와 비슷한 위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타 사들의 게이밍 키보드와 비교를 해본다면 확실이 제품의 마감 자체는 훌륭합니다. 깔끔한 디자인은 물론 커세어 키보드의 고질적인 문제인 통울림도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팜 레스트는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뛰어난 품질입니다. 키감도 체리 청축과 비교해서 떨어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키보드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기본적인 신뢰성이 상당히 결여된다는 점입니다. 다른 IT 기기 커뮤니티를 참고해본 결과 미디어 키가 지멋대로 동작하는 현상은 저 뿐만이 아니라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전 텐키 부분의 엔터 키 키캡이 불량인지 계속 빠지는 문제까지 발생했습니다.

제가 현재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커세어 K70 키보드는 2016년에 구매하고 아직까지 큰 문제 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물론 그 키보드도 그 가격을 받을 만한 키보드인가하는 의문은 들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사용에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Razer 키보드는 불과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문제가 생긴 것은 하이엔드급 키보드 치고는 너무 쉽게 고장이 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가 소모품이라고는 하지만, 제품 보증 기한 정도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30만원에 달하는 가격 치고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어 보입니다. 다음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구매할 때는 다른 업체의 키보드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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