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이전부터 꽤 많이 들어봤던 게임입니다. 예전에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의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감명깊게 봤기 때문에 그 게임으로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를 입문할까 고민하기도 했었는데, 역대급으로 실망스러웠던 게임 평가로 인해 보류했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쌔신 크리드의 오리진의 호평과, 입문에 좋을 것 같은 타이틀(Origin)로 인해 이 게임으로 입문하고자 결정하였습니다. 나오자마자 구매해서 플레이한 것은 아니고, 50% 할인을 기다렸다가 골드 에디션으로 구매하였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이름처럼 잠입과 암살 위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물론 낮은 난이도에서는 잠입이고 뭐고 할꺼 없이 그냥 당당하게 정문으로 걸어가서 보이는대로 썰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잠입 시스템이 워낙 잘 구현되어 있고, 경비가 삼엄한 요새로 들어가서 적이 눈치채지 못하게 전부 죽이는 것이 상당히 재밌어서, 저는 제작자의 의도대로 잠입과 암살을 위주로 플레이 하였습니다. 마치 이전에 리뷰했던 파 크라이 3에서 몰래 전초 기지를 점령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은 암살이 가미된 RPG 게임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RPG 게임처럼 레벨을 올리면서 스킬을 찍고, 재료를 모아 장비를 제작하며, 보스를 잡아 유니크 아이템을 얻는 등 몇몇 부분은 디아블로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은 장비를 제작하고, 스킬을 하나씩 찍다보면 기본 전투 능력이 늘어나지만, 새로운 암살 방법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적을 광란에 빠지게 해 적끼리 치고받게 싸우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임무를 진행하더라도 해결방법이 매우 다양합니다. 벽을 타고 올라가서 망루에 있는 적을 먼저 암살한다던가, 풀숲에 숨어서 적에게 몰래 다가가거나, 적에게 들켰을 때 짚더미로 들어가 찾지 못하게 하거나, 내가 들어온줄 모르게 적의 시체를 숨기거나, 역으로 시체를 대놓고 길에 놓은 다음 시체에 독가스를 뿌려서 건드리는 적을 죽인다던가 하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저는 주로 저격으로 암살하는 플레이를 즐겨했습니다. 활의 타격감이 괜찮기도 했지만, 게임에 버그가 있는지 들키지 않게 근접 암살을 성공해도 적의 어그로가 끌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이 버그가 개선이 안된다면 적이 여러명 있을 때 근접 암살은 별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게임 전부를 암살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보스전 또한 존재합니다. 보스는 전투상태로 바로 돌입하기 때문에 암살이 불가능하고 일반적인 RPG 게임처럼 패턴을 파악하여 적의 공격을 피하고 내 공격을 성공시키는 방식입니다. 난이도는 제가 클리어할 정도로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다크소울의 쉬운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보스전은 잘 만들었다고 느낄 정도로 패턴이 직관적이고 전투도 꽤 재밌었습니다. 중간 보스의 형태로 치안대 같은 인간형 보스도 있고, 전투코끼리도 상대해볼 기회가 있기 때문에 플레이 중간중간에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게임의 그래픽은 역시 믿고 플레이하는 유비소프트라고 할 정도로 수려한 장관을 자랑합니다. 이집트 전역을 구현해 놓았기 때문에 맵 자체도 굉장히 거대할 뿐만이 아니라 사막 투성이라고 예상한 것을 비웃듯 다양한 자연경관을 자랑합니다. 특히 초반에 방문하게 되는 대도시인 알렉산드리아는 도시 규모 뿐만이 아니라 이집트 양식과는 다른 그리스식 건물과 풍경을 보여줘 절로 감탄이 나오게 만듭니다. 새로운 지역을 방문하게 되면 체크포인트를 찍어야 빠른 이동이 가능해지는데, 빠른 이동을 찍을 때 주변 풍경을 보여주는 연출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스토리는 솔직히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대 결사단에게 자식을 잃은 마지막 메자이 바예크가 자식을 죽인 적을 찾아 복수하러 떠나는 스토리인데… 이걸로 다 죽인거겠지 → 알고보니 걔가 아니라 다른 놈이 죽였다! 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메인 스토리는 컨텐츠를 위해 질질 끄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예크와 아내의 대사도 답답했구요. DLC의 스토리는 메인 스토리보다는 낫긴 합니다.

스토리는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있는데, 현대의 인물인 레일라 핫산이 애니머스 시스템을 통해 과거의 바예크를 체험하는 구조입니다. 중간중간에 (주로 하나의 챕터가 끝나면) 강제로 현실 시점으로 돌아와 레일라 핫산으로 플레이해야 하는데, 솔직히 게임의 흐름을 끊을 뿐만이 아니라 현실 시점의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양의 문서를 읽어야 하는 등(이것은 레일라 핫산으로 이메일을 읽어보거나 해야합니다) 귀찮은 점이 다분했습니다. 그렇다고 바예크 스토리와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구요. 이것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전체의 스토리와 이어지는 요소라고 하니, 아마 이전과 이후의 게임에도 들어있는 요소일 것 같습니다.

특이하게 게임에 교육용 컨텐츠가 들어있습니다. 메인 메뉴에서 디스커버리 투어로 입장하면 체험해볼 수 있는데, 게임상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플레이어가 돌아다니며 이것이 무엇인지, 이집트 사람의 생활 방식은 어떠했는지, 역사적으로 이 건물이나 문화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게임에서는 어떻게 표현했는지, 게임에서 실제 역사와 다르게 표현한 것은 무엇이고 그 이유가 왜인지를 세세하게 설명해줍니다. 이전부터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시대의 고증을 잘 표현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에 보답하기 위해 교육용 컨텐츠를 따로 만든 것 같습니다. 심심할때 한번쯤 보기에 괜찮습니다.

총평

플레이 타임은 1회차 DLC 포함 올 클리어 + 모든 도전과제 달성 기준 100시간이 조금 넘습니다. 최근 플레이타임이 창렬한 AAA게임들과 비교해보면 돈값을 충분히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PC 기준 최적화가 너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는 게임이 출시된 2017년 기준 최상위급 CPU인 6950x와 GPU인 GTX 1080으로 플레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프레임 드랍이 너무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특히 1시간 정도 플레이하고 나면 갑자기 프레임이 확 내려가서 10~20 수준에서 올라가지 않는 버그까지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게임을 껐다 켰다 해야만 했습니다. 4K 해상도로 플레이했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최상위급 CPU와 GPU를 가지고도 게임에 지장을 줄 정도로 눈에 띄게 버벅인다는 것은 너무 큰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콘솔로는 플레이해보지 않아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PC로 플레이하실 분이라면 고사양의 CPU와 GPU를 갖고 계신 분들께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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