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즐겼던 슈퍼마리오 게임이 슈퍼마리오 시리즈라면 구세대, 뉴 슈퍼마리오 시리즈라면 신세대라고 합니다. 저는 아쉽게도 구세대 게이머라 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를 계란 한 판 나이 직전에서야 플레이해보게 되었습니다. 발매된 당시 닌텐도의 구세주라는 굉장한 평가를 받은 명작 타이틀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컸습니다. 게다가 어렸을 때 슈퍼마리오 시리즈를 상당히 재밌게 즐겼기 때문에, 3DS를 사자마자 이 타이틀을 구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꽤 오래전에 단종이 되었기 때문에 신품으로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중고나라를 통해 구해야만 했는데 프리미엄이 잔뜩 붙어 꽤 비싼 가격에 구매했습니다. 케이스 + 매뉴얼 상태 S급으로 5만원 정도에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타이틀에 “뉴”가 들어간 만큼 기존 슈퍼마리오 시리즈와는 다른 신선한 요소가 많았습니다. 달리면서 연속으로 점프하면 점점 더 높게 점프하는 삼단 점프, 벽차기 같은 기본 조작부터 땅콩 마리오, 거대 마리오, 등껍질 마리오 같은 새로운 변신도 추가되었습니다. 다만 슈퍼마리오 월드에서 있던 회전 점프나 망토 마리오는 사라졌습니다. 망토 마리오는 스테이지의 난이도를 급 하락시키는 주범이었기 때문에 이해하지만, 회전 점프는 은근히 유용하게 쓰이던 테크닉이었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습니다. 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에서는 대신 엉덩이 찍기가 추가되었는데, 회전 점프와 비교하면 일장일단이 있어 보입니다.

이 게임은 세이브 기능이 없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입니다. 다행히도 엔딩을 보고 나서는 원할 때 세이브가 가능하지만, 그 전에는 탑, 성을 클리어하는 경우와 스타 코인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세이브가 가능합니다. 즉, 한번 플레이하기 시작하면, 세이브 포인트까지는 그만 둘 수가 없습니다. 하필 이 게임은 휴대용 게임기에서 발매된 게임이기 때문에 정말로 불편한 점입니다.

올 클리어를 목표로 한다면 불편한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번 게임에서 추가된 요소를 강조하고 싶었는지, 새로운 변신을 이용해야만 비밀길을 갈 수 있거나 스타 코인을 먹을 수 있게 해 놓은 스테이지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 점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긴 하지만 막상 해당 스테이지에는 그것으로 변신할 수 있는 아이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다른 스테이지에서 먹고 와야합니다.

예를 들어, 위의 그림은 스테이지 8-8에서 나오는 스타코인 중 하나입니다. 땅콩 마리오 상태에서만 저 미로로 들어갈 수 있는데, 문제는 해당 스테이지에서 땅콩 버섯이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스타 코인을 먹기 위해서는 다른 스테이지에서 땅콩 버섯을 들고오거나, 아예 땅콩 마리오 상태에서 스테이지를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땅콩 버섯은 몇몇 스테이지에서 고정으로 나오기 때문에 귀찮음만 감수하면 되는데, 등껍질 마리오는 오로지 운으로 얻을 수 밖에 없습니다. 등껍질 마리오가 필요한 상황이 생각보다 꽤 나오는데, 세이브-로드 노가다밖에 답이 없습니다.

불편한 점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내가 땅콩 버섯이 필요해서 기존에 클리어하였던 스테이지를 방문한다고 했을 때, 땅콩 버섯을 먹고 스테이지를 그냥 나가게 되면 스테이지에 입장하기 전 상태로 되돌아갑니다. 변신을 유지하고 싶으면 그 스테이지를 무조건 다시 클리어해야 합니다. 이 요소 때문에 변신 아이템 하나 먹기 위해서 지루하게 클리어했던 스테이지를 또 클리어해야만 합니다.

또 하나 단점을 꼽자면, 비밀길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게임의 타겟층은 제 나이대보다는 아무래도 어린아이 들일 텐데, 비밀 요소들을 너무 꼭꼭 숨겨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스테이지 4와 스테이지 7은 이전 스테이지 보스를 땅콩 마리오로 클리어하지 않는다면 도달할 수 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땅콩 마리오는 엉덩이 찍기로만 보스에게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스를 클리어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습니다. 저도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클리어했는데 과연 어린아이들이 이걸 클리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대포 스테이지를 통해서 보스를 잡지 않고도 이동할 수는 있지만 대포 스테이지로 가는 비밀길을 찾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참고로 저는 최종 보스를 클리어하기 전까지 대포 스테이지로 가는 비밀길을 한 개도 못 찾았습니다.

위의 스크린샷은 스테이지 1-탑의 비밀길 지도입니다. 비밀길에 도달하려면 A-C-D 순서대로 가야합니다. A야 지나가면서 문이 보이기도 하고, 스타코인을 먹으러 가야하기 때문에 찾기 쉽지만, A에서 C로 갈 생각을 몇 명이나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비밀길은 1-대포로 가는 비밀길이라 굳이 찾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지만 올 클리어가 목적이라면 찾아야 합니다.)

플레이하면서 비밀길이나 숨겨져 있는 스타코인을 찾는데 너무 골치 아프다면 그냥 공략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유용한 사이트로 Mario Universe가 있는데, 맵 전체를 위의 스크린샷처럼 하나의 그림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비밀길이나 스타 코인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스테이지 8-쿠파성의 스타 코인은 정말 찾기 어려우니 유튜브에서 공략 영상을 보고 참고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올 클리어를 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세이브 파일의 오른쪽에 있는 별의 개수를 보시면 됩니다. 스테이지 8-쿠파성을 클리어하면 기본적으로 별 1개가 세이브 파일 옆에 추가되고, 비밀길을 모두 찾았을 때와 스타 코인을 모두 모았을 때 1개씩 추가됩니다. 즉, 세이브 파일 옆에 별 3개가 있다면 올 클리어를 하신 겁니다.

총평

올 클리어 기준 플레이 타임은 6시간 30분 정도로 길지는 않습니다. 위에서 너무 단점만을 늘어놓았지만, 시간 때우기 용으로 한번쯤 플레이하기에는 괜찮은 게임입니다. 다만 각종 매체와 커뮤니티에서 높은 평가를 내렸던 것만큼은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정가 기준으로는 그럭저럭 괜찮은 가성비인데, 중고를 웃돈주고 구매해야 하는 현재는 주변에게 선뜻 권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최종 보스만 클리어하겠다는 목적으로 플레이한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편한 게임이 되겠지만, 모든 비밀길과 스타 코인을 찾는 것을 목표로 플레이한다면 스트레스를 잔뜩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하다 보면 “이걸 대체 어떻게 찾으라고 이렇게 만들어놓은 거지?”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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