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이후로 갔었던 여행은 지금까지 전부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습니다. 대학원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비교적 긴 기간의 여행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저희 연구실은 여름 방학에 1주일 정도의 휴가가 있습니다. 그걸 이용해서 휴가 계획을 세우니 잘 끌어모으면 1주일 이상의 긴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저희 학교에는 집중 휴가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 기간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어디를 갈까 하다가, 많은 애니메이션의 배경으로 나온 도쿄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최대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휴가 전 주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여 휴가 마지막 날 저녁에 귀국하는 일정을 짜니 7월 14일 ~ 7월 23일의 긴 일정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필 출발 전날에 예비군 훈련이 생겨버렸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휴가를 가겠다는 집념으로 밀어붙였습니다.

도쿄까지 이동

서울에서 도쿄로 가는 방법은 인천 - 나리타 노선을 이용하는 것과 김포 - 하네다 노선을 이용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정확히는 인천 - 하네다 같은 이상한 노선도 있습니다만…) 저는 저녁 비행기였기 때문에 기차가 끊기기 전에 도쿄 시내로 들어가야만 했는데, 나리타 노선을 이용하면 시간이 애매했기 때문에 하네다 노선을 이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네다 노선의 가격은 나리타보다 상당히 비싼편이지만,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마인드로 비싼 가격에 김포 - 하네다 노선을 구매하였습니다. 이번에 선택한 항공사는 전일본공수(ANA) 입니다.

김포공항은 지금까지 제주도를 갈 때 몇 번 이용해봤지만, 국제선을 이용하는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포공항의 국제선 터미널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김포공항의 국제선 터미널은 국내선 터미널과 반대 방향에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터미널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김포공항은 대부분 국내선을 타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국제선 터미널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것 같습니다.

지난번 나고야 여행을 갈 때, 공항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출국수속이 오래 걸린 기억 때문에 4시 좀 넘어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만, 너무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탑승 수속조차 아직 열리지 않았습니다. 딱히 할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터미널에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렸네요. 김포공항으로 출국하시는 분들은 천천히 오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비행기표를 2월에 예약했는데, 일찍 예약해서 그런지 비상구 좌석이 남아있었습니다. 다른 항공사들은 비상구 좌석을 판매했기 때문에 좌석이 남아있어도 선택하는게 꺼려졌었는데, ANA는 비상구 좌석이라고 돈을 더 받는게 없었기 때문에 고민없이 비상구 좌석을 골랐습니다. 덕분에 처음으로 비상구 좌석을 타보네요.

비상구 좌석을 체크인할 때, 승무원이 영어 또는 일본어 중에 편한 언어를 골라달라고 합니다. 비상구 좌석은 비상시 행동 방침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안내하는 안내문을 나눠주는데, 저는 영어를 선택했기 때문에 사진과 같이 영어 안내문을 받았습니다.

사람이 별로 없다보니 출국 수속도 순식간에 끝났습니다. 김포공항은 국제선 터미널이 작다보니 탑승구도 별로 없는 것 같네요.

탑승구에 도착했지만 출발까지 1시간이나 남았습니다. 딱히 할 것도 없어서 그냥 핸드폰이나 보고 있었습니다.

탑승시간이 되자 탑승을 시작했는데, 제가 타는 비행기가 크다보니 순서대로 입장을 시작했습니다. 탑승자의 그룹이 1부터 5까지로 나뉘어있는데, 그룹 1부터 탑승을 시작하더라구요. 저는 그룹 5에 배정되어서 마지막에 탑승했습니다.

비상구 좌석 맞은편에는 이렇게 승무원을 위한 좌석이 있더라구요. 비행기가 이착륙할때는 승무원들도 앉아야하는데, 그 때문에 승무원분과 마주보는 상황이 생깁니다. 승무원분도 뻘쭘한지 태블릿 같은 기내용 단말기만 보고 계시더라구요.

이륙하고 잠시 뒤에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메뉴는 보니 제육볶음 비슷한 것 같은데 맛이 영… ANA의 기내식이 그렇게 맛있다길래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망스러웠습니다. 고기는 너무 맵고 같이 나온 부식들도 하나같이 별로였습니다.

2시간 정도 지나니 도쿄에 도착했습니다. 출발은 조금 지연되었는데 도착은 예상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네요. 예상 시간을 계산할 때 애초에 지연까지 염두하고 계산했던 것 같습니다.

숙소까지 이동

도쿄에 도착!

하네다 공항에서 도쿄 도심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케이큐 공항선이나 도쿄 모노레일을 이동하면 됩니다. 어느 것을 이용하더라도 IC 카드를 이용하는게 편리하니 스이카나 파스모를 미리 구비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요즘은 반도체 공급 대란으로 인해 무기명 스이카/파스모의 판매가 중지되었습니다. 다행히 파스모는 모바일 앱으로도 사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저는 한국에서 미리 모바일 파스모를 받아왔습니다.

공항에 있는 기계를 사용하면 모바일 파스모에 잔액을 충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약 열흘간 사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넉넉하게 1만엔을 충전하였습니다.

저는 도쿄 모노레일을 이용해 하마마쓰쵸 역까지 갔습니다. 케이큐 공항선보다 조금 비싸지만, 지상으로 달리기 때문에 도쿄의 야경을 구경하면서 가는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모노레일 안에 워낙 사람이 많고, 창문의 빛 반사 때문에 야경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돌아올 때는 그냥 얌전히 케이큐 공항선을 타야겠네요.

숙소의 위치가 애매한 곳에 있었기 때문에 하마마쓰쵸 역에서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밤거리는 의외로 한국과 큰 차이가 나지 않네요.

캡슐 호텔 안신 오야도 신바시 시오도메

도쿄의 첫 숙소는 캡슐 호텔로 정했습니다. 캡슐 호텔을 가본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가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밤 늦게 도쿄에 도착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호텔에 묵기에는 돈이 아까웠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내일부터는 호텔에 숙박할 예정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하룻밤만 자보기로 했습니다.

캡슐 안쪽은 이렇게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입니다. 윗층과 아랫층이 있는데 전 윗층을 배정받았네요. 계단 같은 것이 있긴 하지만, 은근히 위험해보였습니다.

캡슐 안에는 에어컨이 별도로 있었습니다. 다만 에어콘의 소음이 생각보다 커서 잠드는게 좀 어려웠어요. 캡슐 호텔이니 만큼 어느 정도의 소음은 감수했었는데, 다른 사람이 내는 소리는 참을 만 했지만 이건 좀 힘들었습니다.

캡슐 안에는 이렇게 TV도 있습니다. 소리는 당연히 밖으로는 안나오고 캡슐 안에 있는 헤드셋을 착용해야 합니다.

캡슐 입구에 있는 가림막을 내려봤습니다. 확실하지 않지만 캡슐 호텔은 법적으로 캡슐에 문을 달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블라인드 같은 얇은 재질로 입구를 닫을 수 있게 만들어놨습니다. 당연히 주변 소음 같은 것은 막아지지가 않는데, 그 점은 어느 캡슐 호텔을 가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감수하셔야할 것 같습니다.

소음으로 잠을 못자는 분들을 위해 이렇게 귀마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귀마개를 착용하면 불편해서 꺼려지긴 했는데, 워낙 에어컨의 소음이 크다보니 착용하게 되었습니다. 착용하고 나니 확실히 소음이 줄어든 것은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도쿄에서 첫 날이 끝났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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