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의 둘쨋날입니다. 체력이 있을 때 이곳저곳 많이 쏘다녀야한다고 생각해서, 이날부터는 굉장히 많이 움직였습니다.

이 날은 여행에 대한 긴장감도 있었고, 숙소의 소음으로 인해 평소보다 늦게 잠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10시쯤 일어났는데요, 숙소에서 아침을 제공한다는 사전 정보를 들었기 때문에 14층에 있는 휴게실로 갔습니다.

휴게실로 가니 밥솥과 음료수를 먹을 수 있는 자판기가 보였는데, 이게 전부였습니다. 호텔측 안내에서는 카레와 날계란, 오자즈케를 만들 수 있는 차를 제공한다고 나와있었는데, 하나도 없더라구요.

그래도 배고프니 뭐라도 먹어야겠어서 그냥 맨밥에 후레이크만 뿌려서 간단하게 먹었습니다. 솔직히 캡슐호텔치고 가격도 싼 편이 아니라 이걸로라도 본전을 찾으려고 했는데… 호텔 후기에 이 점을 남기니 답변을 받을 수 있었는데, 아침 서비스는 오전 10시까지만 제공된다고 합니다. 이걸 미리 알았으면 조금 더 일찍일어났을텐데 말인데요.

옮기는 호텔이 아직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아서 짐을 맡기고 잠시 산책하러 나왔습니다.

헤어 살롱 메구미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일본의 미용실입니다. 사실 미용실보다는 이발소에 가깝네요. 마침 머리를 깎을 때도 되었고, 숙소 주변에 평가가 좋은 이발소가 있길래 방문해봤습니다. 일본식 컷트는 어떨지 궁금한 것도 있었구요.

가격표를 봐도 상당히 저렴합니다. 일반 컷트가 1300엔, 면도를 포함한 종합 코스가 1600엔입니다. 도쿄 시내 중심지에서 이 가격으로 머리를 깎을 수 있다는게 놀랍네요. 저는 컷트만 했는데, 생각보다 정성스럽게 잘라주셔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일본식 헤어스타일로 해달라고 해도 평소의 제 헤어스타일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더라구요.

머리를 깎은 후, 신바시 역으로 이동하던 중에 눈에 확 띄는 신사를 봤습니다. 현대식 건물들 사이에 이런 신사가 있다는게 참 신기하네요.

아키하바라

신바시역에서 JR선을 타고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오타쿠의 성지 아키하바라입니다. 예전부터 꼭 방문해보고 싶은 곳이었기 때문에 첫 관광지로 결정했습니다. 아키하바라는 슈타인즈 게이트의 배경이기도 해서 성지순례를 하기에도 좋습니다.

먼저 아키하바라 전자상가 방향 출구입니다. 슈타인즈 게이트 0에서 잠깐 지나가듯 나옵니다.

아키하바라역 바로 앞에 있는 계단입니다. 슈타인즈 게이트의 주인공인 오카베 린타로가 고민이 있을 때 자주 가던 곳입니다.

규동 전문 삼보

아침을 부실하게 먹어서인지 금새 배가 고파졌습니다. 그래서 바로 점심식사를 하러 규동 전문 삼보에 방문했습니다. 이 가게는 슈타인즈 게이트에서 자주 나오던 규동집인데, 가게 안에서 전화를 쓸 수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실제로 가게 안에서 스마트폰을 쓰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음식 사진은 찍을 수 없었습니다.

메뉴는 간단합니다. 기본 사이즈 규동이 580엔인데, 여기에 된장국과 계란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저는 둘 다 추가했는데 된장국은 솔직히 좀 별로였습니다. 다만 규동에 계란을 넣고 먹는건 은근히 맛있으니 추가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는 슈타인즈 게이트의 주인공이 머무는 라보가 있는 위치로 갔습니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것과 달리 실제 장소는 두 개의 건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물론 1층에 전파상도 없습니다.

카페 메이릿슈

다음은 슈타인즈 게이트의 페이리스 냥냥이 일하는 메이드 카페로 나오는 메이퀸 냥냥으로 갔습니다.

실제 가게 이름은 Mailish인데, 일반적인 메이드 카페보다는 슈타인즈 게이트의 컨셉 콜라보 카페로 보였습니다. 카페 밖에 있는 전단지도 슈타인즈 게이트 관련 컨텐츠가 나와 있더라구요. 들어가볼까… 했지만 차마 부끄러워서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았습니다.

애니메이트 아키하바라점

아키하바라에는 여러 오타쿠 관련 백화점이 많이 있지만,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모두 방문하기가 조금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눈에 가장 잘 띄는 애니메이트를 들어가봤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봇치 더 락 굿즈입니다. 둘러보다가 아는 작품이 나오면 반갑더라구요. 괜찮은 굿즈가 있었으면 샀을텐데 딱히 마음에 드는 굿즈가 없는게 아쉬웠습니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관련 굿즈들입니다. 신지가 초호기 슈트가 아니라 제13호기 파일럿 슈트를 입고 있는데 신기하네요.

최근 종영한 수성의 마녀 굿즈들입니다. 심지어 건프라까지 팔고 있더라구요. 다만 건담 에어리얼 같은 인기 기체는 없었고 미카엘리스같은 비인기 기체들만 남아있었습니다.

스타벅스 아트레 아키하바라점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날씨도 덥고 다리도 너무 아파서 조금 쉬려고 스타벅스에 방문했습니다. 어차피 아키하바라 북쪽에서 볼건 거의 다 봤다고 생각해서, 남쪽을 구경하기 전에 잠시 쉬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메리카노를 팔지 않는 카페가 거의 없지만, 일본에서는 아메리카노를 거의 마시지 않아서 스타벅스에 가야만 마실 수 있습니다. 일본 스타벅스의 가격은 환율을 고려했을 때 한국보다 조금 싼 편입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기준으로 445엔인데, 주문하고 보니 뭔가 한국 스타벅스의 톨 사이즈보다 미묘하게 작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키하바라 라디오회관

슈타인즈 게이트 스토리의 핵심이 되는 장소입니다. 예전에는 슈타인즈 게이트에 나온대로 실제로 타임머신이 건물 외벽에 박혀져 있다고 했는데, 건물 리모델링 후에는 사라졌다고 합니다. 다만 라디오회관을 가리키는 글자는 리모델링 후에도 이전과 거의 비슷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눈에 확 띕니다.

라디오회관을 구경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야나기모리 신사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라디오회관으로부터 거리가 좀 있어서, 가는 길에 사진을 하나 찍어봤습니다. 강을 흐르는 다리 위에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이 나름 멋있어보이네요. 당시에는 몰랐는데, 이곳도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던 장소더군요.

야나기모리 신사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야나기모리 신사입니다. 슈타인즈 게이트에서는 우루시바라 루카가 무녀(?)로써 일하는 장소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위치만 같을 뿐, 건물은 우에노 쪽에 있는 아키바신사이기 때문에 성지순례 장소로는 좀 애매한 곳입니다. 실제 야나기모리 신사는 굉장히 작습니다. 이름답게 입구에 있는 버드나무가 인상적이네요.

작은 신사다보니 방문자는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관리가 굉장히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아키하바라에 가신다면 한번쯤은 방문해볼만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렘 플러스 긴자

아키하바라에서 시간을 때우다보니 호텔 체크인 시간이 다가와서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첫 4일간 묵을 숙소는 렘 플러스 긴자로 정했습니다. 가격도 적당하고 지도상으로 봤을 때 신바시역과 매우 가까워서 이 곳으로 정했는데, 생각보다 신바시역에서 거리가 있었습니다.

호텔 체크인을 하니 1209호로 배정해주었습니다. 놀랐던 점은, 도쿄의 호텔은 숙박세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나고야에서는 이런게 없었는데, 도쿄에서는 호텔에 숙박할 때 호텔의 등급과 머무는 일 수에 비례한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호텔에서 4박을 할 때 600엔의 세금을 추가로 납부했습니다. 이런걸 내는게 처음이라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호텔에는 각 층마다 자판기도 있었습니다. 다만 호텔 바로 앞에 편의점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이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더블룸으로 예약했는데, 생각보다 방의 크기가 그다지 커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저 안마 의자가 상당히 자리를 차지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욕조도 없는 방이라 그만큼 방의 크기가 클 거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가보니 캐리어를 펴기에도 애매한 크기였습니다.

화장실은 이렇게 작지도 않고 크지도 않은 크기입니다. 변기는 비데인데, 신기하게 일본은 비데를 좋아하는지 어떤 호텔을 가도 변기가 죄다 비데더라구요. 심지어 공중화장실 변기도 비데였습니다.

침대는 더블 베드라서 두 사람이 누울만큼 큰 크기입니다. 저는 혼자 갔기 때문에 뒹굴거리며 놀았습니다.

이타마에 스시 긴자 코리도 점

호텔에서 짐을 풀고 쉬다가 슬슬 저녁먹을 시간이 다가와서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일본에 왔으니 모처럼 스시를 먹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평이 좋던 이타마에 스시라는 곳을 갔습니다.

메뉴는 참치 & 연어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2780엔인데, 솔직히 맛은 냉정하게 평가하면 한국에서 먹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가격은 한국보다 더 비싼 느낌이 있었구요. 제가 평소에 먹는 스시 세트가 12000~15000원 정도인데 그거에 비해서 영… 제가 이상한 가게를 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본고장 스시라고 딱히 더 맛있다거나 하진 않네요.

스시 세트 양이 좀 부족해서 들어오면서 편의점에 들러 푸딩을 하나 샀습니다. 일본 편의점 푸딩이 그렇게 맛있다는 소문을 들어서요. 수플레 푸딩을 구매했는데, 확실히 소문대로 맛있었습니다. 저는 스시보다 이게 더 입맛에 맞네요.

하라주쿠

저녁을 먹은 뒤에는 하라주쿠를 갔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홍대같은 곳이라는데,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네요.

하라주쿠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다케시타 거리입니다. JR 하라주쿠 역에서 다케시타 입구로 나오시면 바로 앞에 보입니다.

다케시타 거리가 시작되는 부분입니다. 약간 명동 같은 느낌도 드네요.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패션이 정말 다양했습니다. 어떤 남성분은 스파이 패밀리의 야냐 포저 코스프레를 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봤고, 어떤 여성분은 “이걸 입고 돌아다닌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출이 많은 옷을 입는 것도 보았습니다.

일본 번화가에서 가마로 강정과 롯데리아가 있는게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한국에서는 롯데리아 인기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일본에서는 잘나가는 걸까요?

시부야

하라주쿠를 둘러본 다음에는 시부야로 갔습니다. 하라주쿠와 딱 한 정거장 차이가 날만큼 가깝습니다.

시부야 역 앞에는 하치코 동상이 있습니다. 근처에 앉을 수 있는 곳도 많고, 시부야에서는 나름 상징적인 곳이라 만남의 장소로 많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근처에는 버스킹을 하는 밴드도 있어서 상당히 시끄러워요.

하치코 동상 쪽에서 시부야 역 입구를 찍어봤습니다. 이 때가 주말 저녁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다시 보니까 이니스프리 광고가 있었네요. 한국에서는 워낙 많이 보이다보니 당시에는 무덤덤했는데, 일본에서도 이니스프리가 유명한가봅니다.

다음으로 그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입니다. 사거리의 횡단보도가 한번에 불이 들어와서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한번에 움직이는데, 굉장히 정신이 없습니다. 여기는 외국인들도 많았는데, 횡단보도를 지나갈 때 신기한지 사진을 엄청 찍더라구요.

시부야 스크램블 바로 앞에 스타벅스가 있는데, 여기서 시부야 스크램블을 보면 그 경관이 나름 멋지다고 합니다. 다만 사진에서도 보다시피 스타벅스에도 사람이 워낙 많아서 자리에 앉기 어려울 것 같아요.

렌탈여친…? 너가 왜 거기에…?

가다가 너무 목이 말라서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샀습니다. 레몬맛 탄산수라고 해서 레모네이드 같은 맛을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제 입맛은 아니라 결국 몇 모금 못마시고 버렸어요.

365 사카바

시부야까지 온 만큼 근처 이자카야에 방문하려고 계획했습니다. 마침 1인 손님도 대환영한다는 이자카야를 찾아서 가려고 했는데, 주말이다보니 대기가 너무 많아서 그냥 발길을 돌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신바시 역 근처에서 건물 하나가 에반게리온 관련 컨셉으로 꾸며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관련 굿즈를 파는 곳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빠칭코 가게였습니다 -_-

이자카야 묘우레이

어디를 갈까 하다가 숙소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를 즉석에서 찾아봤습니다. 이곳의 교자가 맛있다는 후기가 많아서 여기를 선택했네요.

가게의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테이블 3개 정도에 나머지는 전부 카운터석이었습니다. 음식은 괜찮았는데, 제가 혼자 온 손님이라 그런지 완전 구석 자리를 줘버린게 조금 마음에 안들었어요. 괜찮았으면 다음 날에도 갔을텐데, 자리가 너무 답답해서 적당히 마시다가 숙소로 복귀했습니다.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돈키호테에 들러 휴족시간을 구매했습니다. 여행할 때는 많이 걷다보니 발이 아픈 경우가 많은데, 이걸 붙이고 자면 다음날 아침에 싹 낫는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호텔에 있던 안마기와 같이 사용하다보니 정말 다음날 발이 하나도 아프지 않더라구요.

이렇게 도쿄에서의 2일차 일정이 끝났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ags:

Categories:

Updated: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