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일본 이곳저곳을 가보았는데, 저는 그 중에서 도쿄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여행하다보니 놀 곳도 많고, 무엇보다 도쿄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많아서 성지순례하기가 편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휴가에도 도쿄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작년에 비해 엔화 - 원화 환전 비율이 매우 좋아서 현지 물가는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그에 비례해서 항공권과 호텔 숙박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저는 다행히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서 조금 저렴하게 예약했는데, 4월즈음부터 호텔 숙박비가 미쳐날뛰기 시작해서, 1박에 10만 이하로 자기가 굉장히 힘들어졌습니다.

도쿄까지 이동

도쿄로 가는 항공사는 이번에도 ANA를 이용했습니다. 도쿄는 보통 인천 - 나리타, 또는 김포 - 하네다를 이용하는데, 나리타 공항의 위치가 도쿄에서 너무나 먼데다 도쿄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정말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게 아니면 저는 가급적이면 김포 - 하네다를 이용합니다. 인천공항은 사람이 너무 많아 출국 수속도 오래걸리는데, 김포는 꽤나 한산한 것도 장점이구요.

금요일에 퇴근하자마자 김포공항으로 갔습니다. 작년에는 너무 빨리가서 공항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좀 빠듯하게 1시간 30분을 남기고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너무 빠르더라구요. 체크인 하는 곳이 텅텅 비어있어서 손쉽게 체크인을 마쳤습니다.

탑승 시간까지 기다리는 동안 제가 타고 갈 비행기가 보여서 한 컷 찍어봤습니다.

유튜브를 보면서 기다리다보니 어느덧 출발 시간이 되었네요.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근데 제가 까먹고 저거 뚜껑을 열고 찍질 못했네요… 무슨 메뉴였는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맛은 그냥 평범했습니다. 그래도 ANA가 좋은 점은 맥주를 준다는 거에요. 아시아나는 맥주도 안주는데 말이죠.

비행기가 도쿄에 착륙한 뒤에 하차를 기다리면서 날씨를 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온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장마철이라 그런 것 같아요. 비행기에 내려서도 그렇게 덥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장마철이라 일주일 중에 절반이 비 예보라는 것이네요. 작년에는 더위 때문에 고생했는데, 이번에는 비 때문에 고생하게 생겼습니다.

하네다 공항에서 내리게 되면 입국 수속 장소까지 엄청나게 걸어야합니다. 10분 넘게 걸은 것 같네요.

작년에는 하네다 공항에서 입국 수속이 얼마 안걸렸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다른 비행기가 비슷한 시간에 도착해서 그런지 입국 수속이 꽤 걸렸습니다.

어찌어찌 수하물까지 찾고 나왔습니다. 이제 숙소로 이동해야겠네요.

첫날에는 밤 늦게 도착하는 일정이라 호텔에서 묵기 조금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캡슐호텔을 예약했는데요, 이번에 예약한 캡슐호텔은 하마마츠쵸에 있었습니다. 도쿄 모노레일을 타면 하마마츠쵸까지 한 번에 갈 수 있기 때문에 그곳으로 예약했습니다. JR 야마노테선도 지나가는 곳이라 다음 날 이동하기도 편하거든요.

저는 운 좋게 하마마츠쵸까지 논스톱으로 달리는 급행 열차를 바로 탔습니다. 공항에서 하마마츠쵸까지 20분밖에 안걸립니다!

하마마츠쵸까지 가는건 쉬웠으나, 하마마츠쵸역에서 빠져나오는게 고통이었습니다. 일단 하마마츠쵸역이 공사중이라 길이 무척 좁았는데,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직장인들 다 여기서 술마시나요? 저는 큰 캐리어까지 가지고 있는데 엘리베이터도 못찾겠고, 낑낑거리면서 간신히 역 밖으로 나왔습니다.

나인 아워즈 하마마츠쵸

작년에 도쿄에 갔었을 때도 첫 날에는 캡슐호텔에 묵었었는데, 그 당시 너무 별로였어서 다시는 캡슐호텔을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또 예약을 하려고 보니, 첫 날은 밤에 도착해서 잠만 잘건데 일반 호텔을 예약하기에는 돈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눈물을 머금고 캡슐호텔로 예약했습니다. 이번에는 나인 아워스라는 체인점으로 예약했는데 잠이라도 잘 잤으면 좋겠네요.

나인 아워스 하마마츠쵸는 하마마츠쵸 역에서 굉장히 가까이 있었습니다. 넉넉잡고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할만한 거리였습니다. 건물도 주변에 비하면 크고 조명이 환하기 때문에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1층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니 간단한 호텔에 대한 정보와 함께 카드키, 그리고 칫솔 세트를 받았습니다. 저 카드키는 저한테 배정된 사물함을 QR 코드를 이용하여 열고 닫는 용도입니다. 이 호텔은 남녀공용이긴 한데, 건물을 둘로 나눠놓아서 남자와 여자 객실이 따로 배정됩니다. 엘리베이터도 구분되어 있어 1층 로비가 아니면 이성과 마주칠 일은 없습니다.

지난번에 갔던 곳보다 가격이 싸서 별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시설은 더 좋았습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캡슐의 크기 자체가 훨씬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상이라 감이 잘 안오실수도 있는데, 제가 이리저리 몸을 뒤척일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다만 캡슐 안에 TV와 같은 기기는 없었습니다. 어차피 TV를 잘 보지 않아서 상관은 없었습니다.

사물함은 2층에 있었습니다. 사물함은 헬스장 사물함 같은 느낌이고, 아래가 뻥 뚫려 있어서 그곳에 캐리어를 둘 수 있었습니다. 공간 자체는 넉넉했습니다만, 캐리어를 고정시켜둘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에 누가 훔쳐갈까봐 조금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

사물함의 더 큰 문제점은, 단 하나 있는 엘리베이터만을 사용해서 사물함으로 가야합니다. 그런데 각 층마다 객실이 있고, 사물함에 볼 일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엘리베이터를 타고가야하니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이 정말 장난아닙니다. 한 번 가려면 5분은 기다려야했던 것 같아요.

샤워실은 사물함이 있는 층에 같이 있었습니다. 샤워실 안에 샴푸, 린스, 바디워시가 다 있기 때문에 폼 클렌징만 따로 들고가면 됩니다. 샤워 시설이 상당히 괜찮기도 했고, 샤워 부스도 많아서 사용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사물함을 처음 열 때는 저렇게 바구니가 하나 들어있는데요, 샤워 타올, 수건, 실내 슬리퍼, 그리고 잠옷이 들어있습니다. 샤워실 안쪽에 저렇게 선반이 있어서 저기다가 놓고 샤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체크인 하고 샤워만 했는데도 시간이 12시 가까이 되었더라구요. 어차피 주변에 갈만한 곳도 없었기 때문에, 첫 날에는 그냥 일찍 잠들었습니다.

이렇게 도쿄에서 첫 날이 끝났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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