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기 (3)
도쿄에서의 셋째날 아침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으면서 시작했습니다.
제가 묵은 렘 플러스 긴자에서는 체크인할 때 사진과 같은 조식 쿠폰을 일 수에 맞게 제공하였습니다. 조식을 먹을 때마다 식당에 이것을 하나씩 제출하면 됩니다.
조식을 먹는 장소는 로비에 있는 식당입니다. 호텔이 운영하는건지 가게와 제휴를 하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 식당은 평소에 베트남 음식을 파는 곳으로 보입니다.
식사는 양식과 일식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호텔 후기에서 조식이 괜찮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저는 딱 평균적인 수준의 조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당 자체도 그다지 크지 않았고, 종류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냥 먹을 만하다?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였다면 조식을 먹을 때 양식을 먹습니다만, 일본에서는 보통 일식을 선택합니다. 양식이 싫은 건 아닌데 일식이 한국인의 입맛에 맛고 더 든든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특히 된장국을 곁들여 먹는게 매우 마음에 듭니다.
시모키타자와
조식을 먹은 후에는 바로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봇치 더 락의 배경인 시모키타자와를 가려고 했는데 날씨가…
아무리 여름이라도 오전에는 비교적 선선할거라고 예상했습니다만, 오전 10시부터 33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시간과 돈이 아까운데 나가야죠.
신바시에서 시모키타자와는 생각보다 거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한번에 갈 수 있는 노선이 없기 때문에, 시부야로 간 뒤 이노카시라선으로 환승해야합니다. 시부야까지는 가는 방법은 야마노테선이나 긴자선을 타면 되는데, 야마노테선은 약간 돌아가기 때문에 긴자선을 탔습니다.
신바시의 긴자선 입구입니다. 생각보다 엄청 작네요.
어찌어찌 시모키타자와역에 도착했습니다. 봇치 더 락에서는 결속 밴드 구성원들이 대표 사진을 찍기 위해 이 역 앞에서 모인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웠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둘러보려고 결정했습니다. 이 사진을 찍었을 때는 시모키타자와에 도착한 지 10분 정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멤버들이 시모키타자와를 돌아다닐 때의 사진 중 하나입니다. 자전거가 엄청 많네요
빌리지 뱅가드 앞입니다. 애니메이션 1화에서 히토리가 니지카를 따라 스태리로 가는 길에 있습니다.
빌리지 뱅가드 옆에는 봇치 더 락 포스터가 붙어있었습니다.
이 장소는 애니메이션 5화에서 니지카가 히토리에게 음료수를 사주던 곳입니다. 왼쪽에 큼지막하게 100엔 이라고 써있는 광고판을 보고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결속 밴드의 공연장인 스태리의 모티브가 된 쉘터 공연장입니다. 원래 이 곳은 애니메이션 성지순례를 하러 오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공연을 하지 않는 날에는 들어갈 수 없게 만들어놨는데, 마침 이 날은 공연이 있는지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메이드 복을 입은 여성 분이 입구 근처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5화에서 언니와 싸우고 밖으로 뛰어나간 니지카가 쉬던 장소입니다. 실제로 주변에 노상 트럭이 있습니다. 음료수 뿐만 아니라 음식도 팔고 있긴 했는데, 이 더위에 저기 앉아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은 자살 행위라고 생각해서 참았습니다.
애니메이션 4화에서 시모키타자와를 돌아다니며 밴드 사진을 찍을 장소를 찾던 때 나온 장소입니다.
결속 밴드는 결국 이곳에서 대표 사진을 찍게 됩니다. 평소라면 유명한 장소라 사람이 굉장히 많다고 들었는데, 시간도 이르고 날씨도 엄청 무더워서 저 말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역시 대표 사진을 찍을 장소를 물색하던 중 방문하던 놀이터입니다.
대표 사진을 찍은 후, 히토리가 가사를 짜던 중 고민을 하던 장소입니다. (위의 놀이터와 같은 곳입니다.)
이건 그냥 지나가다 한식당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찍었습니다. 삼겹살 전문점인데 뭔가 식물 느낌이 나는 가게 이름이 재밌습니다.
이 곳은 애니메이션 8화에서 결속 밴드의 첫 공연이 끝나고 회식을 하던 장소입니다. 실제 이자카야로 운영되는 가게이긴 한데, 이른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문은 닫혀있었습니다.
이 꽃은 지나가다 신기해보여서 찍어봤습니다. 주변 다른 풀들과 다르게 유난히 크고 예쁘네요. 어떤 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46ma
이 곳은 애니메이션 4화에서 료가 카레를 먹던 곳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가게가 널찍해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작은 가게입니다. 테이블석은 가게 밖에 1개 밖에 없고, 가게 안에는 5개의 카운터석만 있습니다. 저는 오픈시간에 맞춰갔는데도 간신히 카운터석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방영 전에도 카레로 꽤 유명한 가게였다고 합니다. 위치는 쉘터 공연장 바로 맞은편에 있습니다.
메뉴는 카레라이스 단일 메뉴입니다. 가격은 1500엔으로 카레치고는 꽤 비싼 가격인데, 카레 안에 닭고기가 나름 많이 들어있습니다. 카레가 나쁘진 않았는데 제가 카레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애니메이션에 나온 가게의 음식을 먹어봤다는데 의의를 둔 것으로 하겠습니다.
애니메이션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지 가게 구석에 봇치 더 락 만화책이 있었습니다.
지하 아이돌 공연
일본에는 지하 아이돌이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에전에는 아는 사람만 알던 문화였는데, 최근에는 여러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알려졌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아이돌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지하 아이돌은 일반적인 아이돌과 다르다고 해서 이 기회에 한번 구경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예약한 공연은 이 공연이었습니다. JUGS MAFIA라는 그룹의 레이나라는 멤버의 생일을 기념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알던 그룹은 아닌데, 지하 아이돌을 잘 아시는 분이 이 공연에 꼭 가라고 추천해주셔서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공연은 고탄다 G2 라는 곳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돌의 공연장이기 때문에 꽤 넓을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공연장은 매우 작았습니다. 50명도 못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 교내 공연장에서 마술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사용했던 공연장이 훨씬 컸습니다.
여러 아이돌이 각자 20분 정도 공연을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컨셉은 아이돌마다 다 달랐는데, 완전 매드맥스 느낌의 메탈 공연을 한 그룹도 있었고, 발랄한 의상을 입고 공연하던 그룹도 있었습니다. 공연은 볼만 했는데 앉을 곳이 없어서 다리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공연을 보다가 IVY라는 그룹의 메루루 네네라는 멤버가 눈에 띄었습니다. 제가 사진을 잘 못찍었는데 실제로 보면 엄청 예쁩니다.
공연 중간에는 휴식을 겸한 브레이크 타임이 있는데, 이 때 공연한 아이돌 멤버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이걸 체키라고 부릅니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유료 서비스입니다. 가격은 그룹마다 다른데, 보통 1000엔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아까 마음에 들었던 멤버와 기념으로 2000엔을 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찍을 때는 좋았는데 생각해보면 굉장히 비싼 가격입니다.
우동 오니얀마 고탄다
공연이 저녁까지 계속되었기 때문에 중간에 배가 고파졌습니다. 구글 지도를 보니 주변에 마침 우동 체인점이 있었습니다. 이 가게는 한 번쯤 가보려고 했던 곳이었기 때문에 바로 방문해봤습니다.
가게 위치는 고탄다 G2 공연장과 5분 거리내에 있었습니다.
이 가게는 냉우동으로 매우 유명했기 때문에 냉우동을 주문했습니다. 주문 방법은 가게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식권을 발매하면 음식과 즉석에서 교환해주는 방식입니다. 냉우동도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이 메뉴의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네요… 가격은 590엔이었는데, 면발이 매우 쫄깃해서 정말 맛있었습니다.
먹고나서 공연장에 재입장하려니 재입장비 600엔을 추가로 받더라구요 -_- 이렇게 돈을 뜯어내나 싶었습니다. 다행히 그냥 600엔을 갈취하는건 아니고, 음료수를 하나 더 주니 쌤쌤이라고 해야할까요?
이 사람이 오늘 공연의 주인공인 JUGS MAFIA의 레이나라는 멤버입니다. 이제 24살이 된다고 하네요. 사진으로는 보시다시피 대학생처럼 보이는데, 알고보니 밤에는 캬바쿠라에서 일한다네요. 겉으로는 전혀 그런 이미지로 보이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긴자 300바 5쵸메점
저녁 늦게 공연이 끝나고 호텔에서 쉬고 있었는데, 뭔가 숙소에서만 시간을 때우는 것이 아까워서 숙소 주변에 싼 술집을 찾아봤습니다. 숙소에서 도보 5분 정도 거리에 굉장히 저렴한 술집이 있길래 방문해 봤습니다.
이 가게는 이름답게 모든 메뉴가 300엔입니다. 정확히는 세금이 별도라 330엔이긴 한데, 그래도 싼 가격입니다. 술을 시키던 안주를 시키던 330엔에 다 해결됩니다. 가장 먼저 주문한 메뉴는 이 가게의 대표 메뉴라는 모히또입니다. 맛은 있었는데 잔 위에 있는 풀 때문인지 고수향이 강하게 난게 흠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소시지와 흑맥주를 시켰습니다. 이렇게 술 2잔과 안주 하나를 시키니 딱 990엔입니다. 한국에서는 꿈도 못꿀 가격이지요. 다리가 아파서 오래 있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싼 가격에 술을 마실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렇게 도쿄에서의 3일차 일정이 끝났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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