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의 여덟번째 날입니다. 이 날부터는 슬슬 피로가 쌓여 돌아다니기가 귀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가고 싶은 곳을 최소로만 방문하고, 그 외에는 호텔에서 시원한 에어콘을 쐬며 쉬었습니다.

역시 호텔 조식을 먹으면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뽕을 뽑기 위해 회 위주로 반찬을 집어왔습니다. 연어알은 처음 먹어봐서 밥 위에 잔뜩 얹어왔는데, 생각보다 금방 물리더라구요.

도요스 시장

제가 묵던 호텔은 시조마에라는 역 앞이었습니다. 시조마에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시장 앞”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말하는 시장이 바로 도요스 시장입니다. 도요스 시장은 수산물 시장으로 유명한데, 그래서 한번 구경해보기로 했습니다.

시장이 개업하는 날에는 시조마에 역 앞에 이렇게 시장개업일이라는 안내가 붙습니다. 견학은 오전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고 나와있어서 저는 아침을 먹고 천천히 가봤는데, 상인들이 직접 수산물을 경매하는 장면을 보려면 오전 5시에 칼같이 가야하더라구요. 그걸 미리 알았으면 일찍 갔을텐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도요스 시장은 시조마에 역 앞에서 보일 정도로 가깝습니다.

도요스 시장에 입장하면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왼쪽이 관광객용 코스이고, 오른쪽이 시장 관계자를 위한 길입니다.

관광객용 코스에 입장하면 커다란 참치 모형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 나서는 위에서 시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데… 오전 10시쯤 되는 시간이다보니 상인들은 아무도 없고 그냥 휑한 시장터만 남아 있습니다. 사진을 딱 두장 찍어놨는데, 정말 이 두 장이 관광객용 코스의 전부입니다. 시장이 열리는 시간이 아니면 솔직히 올만한 가치가 딱히 없어보입니다. 시장 개장에 맞춰 방문한 모습은 이 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도쿄 빅사이트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도쿄 빅사이트입니다. 정식 명칭은 도쿄 국제전시장이라고 하는데, 딱히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나름 오다이바의 관광지로 소개된 곳이길래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도쿄 빅사이트는 유리카모메 도쿄 빅사이트 역 바로 앞에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엄청 큰 건물이네요. 일본에서 유명한 행사 중 하나인 코미케가 여기서 열린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 도쿄 빅사이트 내부는 그냥 63빌딩처럼 비즈니스맨들만 잔뜩 보였습니다. 무슨 행사가 있긴 한 것 같은데, 오타쿠를 위한 행사라기 보단 그냥 학회 같은 행사인 것 같았습니다. 기념품을 파는 곳이 있긴 했는데 딱히 사고싶은 것은 없어서 대충 둘러보고 도쿄 빅사이트 안에 있던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한잔 마셨습니다.

야로 라멘

도쿄 빅사이트를 구경하고 나니 슬슬 점심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뭘 먹을까 하다가, 생각해보니 아키하바라에 있는 야로 라멘에서 청춘 돼지 콜라보 이벤트를 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방문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청춘 돼지 관련 컨텐츠를 정말 많이 즐기는 것 같네요.

가게 입구부터 내부까지 청춘 돼지 관련 굿즈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청춘 돼지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방문해보시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라멘의 가격은 보통 사이즈 기준으로 1380엔이었습니다. 다만 맛은 별로… 일본에서 라멘을 많이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먹을때마다 하나같이 너무 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나름 한국에서도 짜게 먹는 편인데도 그러네요. 호텔에서 주던 라멘처럼 소금을 별도로 제공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라멘을 먹고 나면 기념으로 청춘 돼지 콜라보 굿즈를 줍니다. 엽서 사이즈의 포스터인데, 제가 외국인이라 그런지 한 장을 더 주더라구요.

점심을 먹고 난 뒤에는 호텔에서 쭉 쉬었습니다. 도쿄에 머무는 동안 계속 돌아다니기도 했고, 날씨가 덥다보니 너무 지쳐있었습니다. 낮잠도 자고, 수영도 하면서 저녁까지 시간을 보냈습니다.

大露路

저녁이 되자 다시 배가 고팠기 때문에 식사 겸 술을 한잔 하려고 나왔습니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어제 갔던 이자카야가 마음에 들어서 재방문했습니다. 구글 지도 상으로 6시 30분이 오픈시간이었는데, 제가 거의 오픈 시간 직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현지인에게 인기가 많은 곳인가 봅니다.

이 날은 츄하이를 한번 시켜봤습니다. 저는 지난번에 마셨던 스트롱제로 같은 맛을 기대했는데, 그거보다는 약한 맛이었습니다. 제 입맛에는 스트롱제로가 더 나은 것 같네요.

안주는 지난번에 시켰던 시샤모를 또 시켰습니다. 술 안주로 정말 좋더라구요. 양이 좀 부족한게 흠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시킨 것은 주인분께 추천받은 회무침인데, 맛있긴 했으나 이것도 양이 조금 애매했습니다. 저녁도 안먹은 상태라 더 배고팠어요.

그래서 어제 시켰던 두부고기를 또 시켰습니다. 맛도 맛있지만 양이 푸짐해서 마음에 드네요.

술을 마시다가 옆에 앉은 직장인 분과 잠깐 이야기를 했는데, 그 분이 한번 먹어보라고 햄카츠를 한조각 주셨습니다. 맛있게 먹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두 시간 정도 마시다가 숙소로 돌아와 쉬었습니다. 라멘을 먹으러갈까 하다가 배도 부르고 귀찮아서 그냥 씻고 잤네요.

8일차 일정은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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