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기 (9)
도쿄에서의 9번째 날입니다. 제가 도쿄 여행을 떠나기 전에, LG전자 산학장학생에 지원했었는데, 여행 전주에 갑자기 연락이 오더니 코딩테스트와 인적성 검사가 이날로 통보가 되었습니다. 여행기간 도중이라 혹시 연기가 되는지 문의했더니, 연기는 불가능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현지에서 응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코딩테스트는 대상자가 아니라며 취소가 되었고, 인적성 검사만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어중간한 시간이라, 오전에 잠깐 나가서 면세 쇼핑을 하고, 오후에 잠깐 돌아다니다가 하루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느 때처럼 아침은 든든하게 먹고 하루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돈키호테 긴자본관
내일이 귀국날이다 보니 슬슬 면세 쇼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돈키호테 긴자본관의 위치는 제가 이전에 머물던 렘 플러스 긴자 바로 옆에 있습니다.
돈키호테에서 가장 먼저 찾은건 산토리 가쿠빈입니다. 일본에서는 싸구려 술 느낌이라지만, 한국에서는 재패니즈 위스키를 구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가격이 비싸서, 일본 여행시 구매해두면 좋습니다. 저 제품이 인기가 많은지 한국어로도 설명이 있었는데, 1인 1병 제한이 있다고 합니다. 가격은 1.92리터에 단돈 5천엔 정도였습니다. 사두고 두고두고 마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휴족시간도 좀 많이 사갔습니다. 부모님께서 산책을 자주 하시는데, 선물해드리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우동 오니얀마 신바시점
쇼핑이 끝나고 또 우동 오니얀마를 방문했습니다. 벌써 3번째 방문이네요. 냉우동이 진짜 너무 맛있어서 잊을 수가 없더라구요.
이 가게는 이렇게 바깥에 있는 자판기에서 원하는 메뉴 티켓을 구매한 다음 음식을 받아가는 구조입니다. 전 역시 520엔짜리 토리 붓카케 냉우동을 구매했습니다.
쫄깃쫄깃한 면발과 바삭한 닭튀김의 조합이 정말 최고입니다. 정말 강력추천드립니다!
LG 인적성 검사
우동을 먹고는 호텔로 돌아가 인적성 검사를 준비했습니다. 적성 검사와 인성 검사를 따로 보는데, 적성 검사는 1과목당 15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시간이 과목당 10분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매우 빠듯해서 과목당 3~4문제는 놓친 것 같습니다. 인성 검사는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촉박해 거의 문제를 읽는 즉시 답을 해야하는 구조였습니다. 저는 나름 열심히 풀었는데, 이틀 후에 바로 탈락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이럴거면 그냥 여행에나 집중할껄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인적성 검사를 하면서 머리를 많이 썼더니 입이 심심해져서 어제 사둔 푸딩을 먹었습니다. 일본 푸딩 너무 맛있어요!
다이바
오다이바에 온 김에, 오다이바에서 유명한 실물 크기 건담 스태츄와 건담베이스를 방문하려고 다이바에 왔습니다. 유리카모메 다이바 역에 내려서 보니 바로 앞에 후지 테레비 건물이 보이네요.
반대쪽에는 무슨 행사를 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몰려있었습니다. 아마 이 날이 토요일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다이바 시티 프라자 앞으로 가니 실물 크기의 유니콘 건담이 보였습니다. 시간에 맞춰가면 변신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는데, 저는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사진만 한 장 남기고 이동했습니다.
다이바 시티 프라자 안에는 일본에서 가장 큰 건담 베이스가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건담 베이스는 한국에 가장 먼저 생겼다고 하네요. 저는 건프라도 꽤 좋아하는 편인데, 한국에서는 요즘 MG 이상 등급의 건프라를 구하는 것이 꽤 어려워서, 기회가 되면 여기서 건프라도 하나 구매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손님이 워낙 많아서인지, 입장을 위한 티켓을 따로 배부하더라구요. 세상에, 물건을 사기 위한 대기도 아니고 단지 가게에 들어가기 위한 대기권입니다. 이런건 또 처음 들어보는 개념이네요.
어찌어찌 입장 대기 시간까지 기다리고 나서 건담 베이스에 입장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잘 꾸며놓았습니다. 입구에는 건프라 콘테스트 입상작들을 전시해 놓았더라구요.
안쪽에는 최근 핫한 작품인 수성의 마녀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큰 사이즈의 건담 에어리얼부터, 수성의 마녀에서 벌어진 사건의 일대기 등등을 정리해두었습니다. 메인 스테이지의 판매 제품들은 대부분 수성의 마녀에 등장한 기체였습니다.
주인공인 슬레타 머큐리가 마지막에 탑승한 건담 캘리번입니다. 마치 마녀의 빗자루를 연상케 하는 무기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성의 마녀에서 명장면들을 실제로 건프라로 표현해둔 모습도 있었습니다. 다만 저는 굉장히 불만족스러웠는데, 막상 판매하고 있는 건프라의 종류는 별 것 없었기 때문입니다. PG는 사실상 거의 전멸이었고 MG 조차도 인기 기체들은 죄다 동나서 살 만한 물건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 큰 가게에 판매하고 있는 건프라의 종류가, 한국 온라인몰보다도 적었습니다. 이런거 전시해둘 시간에 물량이나 확보좀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바시 역
건담 베이스를 본 후, 신바시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JR을 타러 가던 중에 요요 공연을 하던 사람을 봤습니다. 신기한 묘기를 많이 보여줘서 한동안 넋놓고 봤네요.
네코 노 오카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에는 5일차에 방문했던 네코 노 오카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이 날은 메이드 카페 하면 떠오르는 오므라이스를 주문해봤습니다. 메이드들이 바에서 직접 만들어주는 모습을 봤는데, 밥은 레토르트 제품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만들고, 계란은 직접 그 자리에서 부치더라구요. 맛은 그저 그랬습니다. 메이드들도 오랜만에 만들어보는지, 허둥대며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는게 재밌긴 했네요.
지난번에 왔을 때 시켰던 일본주를 또 시켜봤습니다. 맛은 청하랑 거의 비슷한데, 술이 약한지 취기가 안올라와서 조금 별로였네요. 메이드들이 저보고 술 잘마신다고 하더라구요.
근무하던 메이드 중 한명이 식사를 안하고 왔는지 계속 오이를 꺼내 먹더라구요. 근데 전 오이를 이렇게 자르지도 않고 씹어먹는게 신기해서 사진 좀 찍어도 괜찮냐고 물어보고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오이를 먹는게 일반적인건가 궁금하더라구요.
네코 노 오카에서 몇 잔을 마셨지만, 술이 하나같이 너무 약해서 취기가 너무 안올라오더라구요. 그래서 호텔에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간단한 안주와 스트롱제로를 구매했습니다. 역시 스트롱제로는 마시니까 바로 취기가 올라오네요.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을 술과 함께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9일차 일정은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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