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L Quantum 810
안녕하세요, 어쩌다보니 지난번에 이어서 또 헤드셋을 개봉하게 되었네요. (정확하게 말하면 지난번에는 헤드폰이었고 이번에는 헤드셋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원래 저는 커세어 보이드 무선 제품을 쭉 사용해오고 있었습니다. 착용감이 편하기도 했고, 제가 막귀라 음질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 만족하며 사용했습니다. 다만 구매한지 5년이나 지나다보니 쿠션 부분이 다 떨어지고, 가죽 부분이 벗겨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헤드셋을 새로 구매했습니다. 마이크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이크 소리가 너무 작아지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헤드셋을 구매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었습니다. 이 헤드셋을 구매할 당시 컴퓨터 본체의 소음이 너무 심해서 헤드셋을 껴도 차단이 안될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결국 컴퓨터 본체도 지난 주에 바꾸고 말았습니다) 다만 게이밍 헤드셋 중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헤드셋은 많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에어팟 맥스를 살까 하다가 가격이 너무 비싸기도 했고, 게이밍에 쓰기에는 지연시간이 너무 크다는 소리가 많아 그냥 게이밍 제품 중에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찾은 것이 JBL 사의 제품이었습니다. 원하던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들어가 있었고, JBL은 하만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삼성의 AS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 서비스 센터를 몇 번 방문해보았는데, AS 만큼은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JBL의 게이밍 헤드셋 브랜드는 JBL Quantum인데, 구매할 당시 가장 최신 제품은 810 이었습니다. 문제는 불행히도 한국에 810은 아직 정식 발매가 안된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JBL 사는 전통적인 음향 회사의 이미지가 있다보니 게이밍 기기의 수요가 많지 않아 정발이 늦는 것 같았습니다. JBL Quantum 810이 2022년 2월에 출시된 것으로 아는데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거든요. 하는 수 없이 810 제품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본 결과 JBL 영국 지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국으로 직배송이 안된다는 단점은 있었으나 가격적인 면을 비교해봐도 전 버전인 800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습니다. 당장 급한 물건은 아니었으니 배대지를 이용해 구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굳이 이렇게 귀찮은 짓을 하면서까지 구매한 이유는 810이 800과 음질 자체는 큰 차이가 없으나, 배터리 지속 시간이 2배 이상 늘어나고(14시간 -> 30시간) 무게가 50g 정도 더 가벼워졌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직구를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송 기간은 약 열흘 정도 걸렸습니다.
패키지 디자인은 게이밍 제품 답게 상당히 요란합니다. 전면에는 오디오 포멧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같은 기능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또한 하단에는 어떤 제품과 연결이 가능한지 나와있는데, PC와 플레이스테이션은 무선으로 연결 가능하고 XBOX와 스위치는 유선으로 연결 가능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왕 무선을 지원해 줄거면 다 지원해주지… 라는 생각이 드네요.
후면에도 호환되는 프로그램이나 제품 특징이 나와 있습니다. RGB 기능을 끄면 최대 43시간까지 가동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신기한 것은 한국에 정발된 제품이 아님에도 한국어로 설명이 나와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JBL의 모기업이 삼성인 것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아래쪽에 보시면 “재생과 충전을 동시에”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 기능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온 이유는 위 댓글에서 보이듯이 전작인 800에서 재생과 충전이 동시에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옆면 디자인은 딱히 눈에 띄는 점은 없습니다. 3D 서라운드 어쩌고 하는 문구가 있는데 저 기능이 뭔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단에는 하만의 로고가 나와있습니다. JBL이 하만 소속이기 때문에 당연합니다. 다만 삼성의 로고는 제품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겉 포장을 벗기고 나면 이렇게 검은색 종이 박스가 나옵니다. 포장 자체는 딱히 다른 제품에 비해 좋다거나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열어보니 헤드셋이 이렇게 천으로 된 주머니에 담겨있었습니다. 이것 자체에 딱히 불만이 있지는 않았습니다만 헤드셋이 박스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더 불만스러웠습니다. 이렇게 넣어줄 거면 쿠션이라도 넣어주던가요. 그래도 나름 가격이 있는 물건인데 포장을 좀 정성들여 해줄 수 있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헤드셋 본체 아래에는 이렇게 USB 케이블이나 수신기 같은 것이 담겨 있습니다.
USB 케이블은 Type-C to Type-C 입니다. 요즘 대부분 Type-C를 쓰다 보니 이해가 되네요. 그리고 2.4Ghz 수신기는 가운데에 고정되어 담겨 있었습니다.
헤드셋을 보관할 때는 이런 식으로 쿠션 부분이 돌아갑니다. 문제는 저게 고정되지 않아서 자기 혼자 막 빙글빙글 도는 문제가 있네요. 이 점은 좀 실망스럽습니다.
왼쪽에는 이렇게 마이크 설정과 헤드셋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달려 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이해가 안가는 기능은 마이크 음소거 기능입니다. 마이크를 그냥 위로 올리면 자동으로 음소거가 되는데 뭐하러 저 기능을 또 만들어놨을까요?
오른쪽에는 전원을 켜는 부분과 블루투스 페어링 버튼이 있습니다. 저 부분을 테이프로 고정한 이유는 박스 안에서 켜질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헤드셋이 박스에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 그럴 가능이 있겠다 싶거든요.
간단 후기
구매하고 약 한 달 정도 사용해봤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돈 값을 못한다고 해야할까요? 기본적으로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첫 번째는 전원을 켜는 기능은 있으나 끄는 기능이 없다는 것입니다. 진짜입니다. 전원을 끄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사용 후 알아서 꺼지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착용감이 생각보다 불편했습니다. 아니, 이전에 사용한 커세어 보이드가 너무 편했던 것일까요? 제품 후기에 착용감이 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게 헤드셋 중에서는 그나마 편한 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비교군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인 의견은 아닙니다. 다만 커세어 보이드나 에어팟 맥스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불편합니다.
세 번째로는 그렇게 자랑하던 노이즈 캔슬링 기능입니다. 물론 제가 써본 노이즈 캔슬링 제품은 에어팟 프로/맥스 밖에 없기 때문에 감안하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에어팟 시리즈에 비해면 이 제품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나 싶을 정도로 잘 체감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번 에어팟 맥스 개봉기에서 에어팟 맥스의 노이즈 캔슬링이 단순히 헤드 쿠션 때문이 아닌가? 라고 후기를 남겼는데, 이 말을 취소해야겠습니다. 에어팟 맥스의 노이즈 캔슬링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가격이 두 배 넘게 차이나는 제품이긴 하지만 그래도 음향 전문 회사다보니 이 기능에 대해 기대를 상당히 많이 했었는데 실망스럽기만 하네요.
차라리 가격이라도 저렴했으면 싼 맛에 쓴다고 자기위안이라도 할 수 있었겠지만 그것도 아니라 기분이 좋지 않네요. 차라리 커세어 보이드 신형이나 살껄 그랬습니다.
물론 이 의견은 주관적이며, 제가 모르는 이 헤드셋의 장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타 제품과 비교하여 JBL 헤드셋의 음향 차이를 체감하실 수 있는 분이라면 그 돈에 맞는 가치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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