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닉스 북스 노바 에어
요즘 사고 싶은게 많아 큰일입니다. 지난번에 올렸던 애플 3종 세트를 구매하느라 큰 돈을 썼는데, 없는 살림에 또 무언가를 사고 말았습니다.
최근 “청춘 돼지” 시리즈 애니메이션을 매우 재밌게 보았습니다. TVA와 극장판을 모두 봤는데 극장판을 보고 눈물을 뚝뚝 흘릴 정도로 감명깊게 봐서 원작 소설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원작 소설을 구매하려고 했는데 두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하나는 집에 책을 꽂을 공간이 더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목 때문에 도저히 밖에 가지고 나가서 읽기가 곤란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통학 시간이 지하철로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기에 딱이었으나, 아무리 남 눈치를 안보는 저로써도 지하철에서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를 당당하게 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종이책 대신 e-book으로 구매하기로 결정했으나, 핸드폰 화면은 책을 읽기에 조금 불편했습니다. 따라서 전자책 단말기가 하나 구매하려는데, 무슨 이유인지 하나같이 가격이 말도 안되게 비쌌습니다. 태블릿처럼 매년 신제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 사양도 매우 안좋은데, 6인치짜리 조그마한 단말기조차 20만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조금 큰 7.8인치짜리는 두 배인 40만원대 가격이었습니다. 창렬이라고 소문난 애플이 혜자로 보일 정도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선택지조차 별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국내 전자책 시장이 그리 넓지 않아 단말기가 전부 구형이었고, 신형 단말기는 전부 중국 회사에서 제조한 것들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킨들도 고려해봤으나, 킨들은 아마존에서 구매한 전자책밖에 읽지 못한다고 들어서 어쩔 수 없이 제외했습니다. 결국 남은 선택지 중에 고르고 골라 오닉스 사의 노바 에어를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케이스 포함 약 45만원이었는데, 이마저도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을 받아 싸게 구매한 것이었습니다.
택배를 받아보니 위 사진처럼 단말기와 전용 케이스가 각각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단말기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패키지 디자인은 심플하게 검은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전면 디자인은 중국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괜찮네요. 다만 뒷면에는 사양표가 16개국언어로 적혀있는데 이 부분이 조금 난잡해보였습니다. 제조비를 아끼기 위해 1개 모델로 만들어서 전세계에 파는 걸까요?
어느 기업과는 다르게 환경을 사랑함에도 고객을 위해서 비닐로 깔끔하게 포장해주었네요.
포장을 열면 전자책 단말기 본체가 비닐로 포장이된 채 나타나 있습니다. 오른쪽의 검은색 끈 같은 것을 잡아당기면 본체만 포장에서 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단말기 본체 뒤에는 나머지 구성품이 비닐에 담겨 있습니다. 예전에 샤오미 멀티탭을 개봉했을 때도 느낀건데, 사진과 같은 포장은 너무 싸구려 느낌이 들어서 별로인 것 같습니다. 과하게 얇다는 느낌일까요?
포장 안에는 USB Type-C to Type-A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전원 어댑터는 따로 들어있지 않은데, 그래도 범용적인 USB Type-C 단자라 크게 문제되진 않습니다. 특이하게 전자책치고는 스타일러스 펜이 들어있는데, 필기를 할 때 유용하다고 합니다. 솔직히 판단해보면 전자책에 필기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은데 괜히 저 기능 때문에 가격만 비싸진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스타일러스 펜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게 제가 사용하는 볼펜을 옆에 놔보았습니다.
비닐 포장을 벗기지 않은 상태의 본체입니다. 포장은 스크린 앞면과 뒷면의 일부를 감싸고 있습니다. 후면 포장은 돌 같은 느낌이 나는 모습입니다. 아래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서인지 금속 재질로 되어있는데, 어차피 케이스를 씌우면 뒷면이 가려지기 때문에 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스크린 화면에 보이는 이미지는 처음에 스티커같은 것인줄 알았는데, 전원이 꺼져 있을 때 단말기에 나타나는 고정 이미지입니다. 시스템에서 변경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동봉된 스타일러스 펜은 자석이 붙어있어 이렇게 붙일 수 있습니다. 자력이 상당히 강해서인지 이 상태로 가방에 넣어둬도 펜이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전원을 넣으면 스크린에 나타났던 문양이 사라지고 오닉스 사의 로고가 나오면서 부팅이 시작됩니다.
부팅하면 위와 같은 인터페이스가 보입니다. 아마 한국에서 전자책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알라딘이나 리디북스 자체의 뷰어를 사용하실텐데, 직접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구글 플레이를 사용할 수는 없고 구글 아이디로 로그인한 다음 기기인증을 받아야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전자기기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선물용으로 구매하시는 분들은 이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어 자판도 별도로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초기 세팅이 꽤 번거로운 편입니다.
다음으로는 전용 케이스입니다. 케이스 가격만 해도 6만원으로 꽤 비싼편인데, 케이스를 장착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매했습니다. 본체와는 다르게 밀봉씰 같은 것이 없습니다.
내용물은 이런식으로 대충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가격에 비해 포장이 깔끔하지 않아 실망스럽네요.
비닐을 벗기니 포장 안에 또 포장이 있습니다. 손잡이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 이렇게 파는 제품인데 한국에서만 저 흰색 박스에 넣어 파는게 아닐까요?
케이스는 이렇게 양면이 모두 은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갈색 계통이면 책 느낌이 나서 더 좋았을 것 같아 아쉽네요.
케이스 디자인은 심플해서 마음에 듭니다. 케이스 내부는 본체가 상하지 않게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있습니다. 가운데를 보시면 버튼 2개가 보이는데, 원래는 볼륨 조절용 버튼입니다. 하지만 전자책에서 소리를 들을 일은 많이 없으니 주로 페이지를 넘기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이게 있고 없고의 차이가 꽤 크기 때문에 전자책을 구매하실 때 이러한 물리 버튼이 있는지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케이스를 장착한 모습은 이렇습니다. 크기는 딱 맞습니다만 물리버튼이 있는 부분과 본체의 색상이 의외로 꽤 차이나서 약간 불편하네요.
저는 책을 구매할 때 주로 알라딘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자책도 알라딘에서 구매했습니다. 전자책 뷰어의 모습은 대충 저런 모습이네요. 글씨가 좀 작아보이는데, 설정에 글씨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그 설정을 찾는게 꽤 힘들어서 알라딘에 문의를 해보고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간단 후기
며칠 간 사용해봤는데 역시 책을 읽기에는 핸드폰이나 아이패드보다 편안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단말기가 흑백이라 라이트 노벨의 일러스트를 제대로 보려면 어쩔 수 없이 PC로 봐야한다는 것이었고, 잔상이 많이 남아 리프레쉬를 자주 해줘야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자책은 보통 사양이 좋지 않아 많이 버벅거리는데, 이 제품은 전자책 치고 사양이 꽤 높은편이라 그런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배터리도 나름 오래가는 편입니다.
크기는 조금 애매합니다. 집이나 카페에서 꺼내 읽기에는 매우 좋은데, 휴대해서 다닐 때가 문제입니다.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에 가방에 넣고 다녀야하는데, 지하철에서 꺼내 보기엔 불편하네요. 여름에야 크로스백을 매고 다녀서 상관없지만 겨울에는 패딩을 입었을 때 크로스백을 매기 힘들어서 휴대하는게 편하진 않네요. 그래도 가격만 제외한다면 기기 자체는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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