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들을 통해 훈련소에서의 일정을 모두 소개했습니다. 이번 포스트부터는 훈련소 생활에서 궁금하실 사항들을 주제별로 정리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포스트는 먼저 훈련소에서의 식사 및 부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훈련소의 식사 메뉴

(출처 : 서울신문)

아마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사항일 것입니다. 군필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군대 식사는 맛이 없다, 메뉴는 태반이 콩나물이라 질리도록 먹는다고 하는데, 요즘 훈련소에서는 메뉴가 생각보다 다양하고 맛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웬만한 대학교 식당보다도 훨씬 맛있습니다. 이정도 식사라면 밖에서도 (가격이 5천원 정도라는 가정하에) 사먹을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주 동안의 식사 및 부식 메뉴를 모두 기록해 두었으니 한번 보시면 어느 정도인지 대충 감이 오실겁니다.

  아침 점심 저녁 부식
2/20 (목) X X 현미밥
된장국
깍두기
닭튀김
고추장 황태무침
우유
X
2/21 (금) 쌀밥
어묵국
김치
소시지볶음
두부 + 간장
쌀밥
콩나물국
김치
오이소박이
제육볶음
짜먹는 요구르트
햄버거
코코볼
양념 감자튀김
샐러드
삶은달걀
우유 2개
X
2/22 (토) 쌀밥
감자국
김치
제육볶음
무생채
오렌지주스
카레밥
계란국
김치
닭갈비
쌀밥
된장국
김치
시금치
닭갈비
바나나
우유
X
2/23 (일) 쌀밥
떡만두국
김치
어묵볶음
갈아만든 배
쌀밥
콩나물국
김치
돼지불고기
양배추
떠먹는 요구르트
비빔밥
된장국
김치
삶은계란
우유
X
2/24 (월) 쌀밥
미역국
김치
닭갈비
맛김
무밥
계란국
김치
낙지볶음
딸기
잡곡밥
닭고기육개장
김치
돈까스
샐러드
우유
X
2/25 (화) 쌀밥
쇠고기무국
김치
무생채
마파두부
쌀밥
사골곰탕
파김치
멸치볶음
오징어젓갈
붕어싸만코
쌀밥
황태계란국
김치
팝치킨
골뱅이
우유
X
2/26 (수) 쌀밥
된장국
김치
돼지고기김치볶음
맛김
쌀밥
쇠고기육개장
김치
코다리강정
닭간장소스찜
바나나
쌀밥
순두부김치찌개
김치
새우살달걀찜
매운소시지떡볶음
우유
X
2/27 (목) 쌀밥
감자양파찌개
김치
닭순살장조림
오징어채볶음
쌀밥
짬뽕찌개
김치
만두탕수
단무지무침
초코우유
밀쌀밥
대구맑은탕
김치
돼지갈비찜
새송이버섯 채소볶음
X
2/28 (금) 쌀밥
버섯쇠고기찌개
김치
소시지게맛살볶음
두부구이
쌀밥
닭고기미역국
김치
제육볶음
콩나물볶음
딸기
쌀밥
부대찌개
김치
생선까스
오이무침
+ 닭다리
코코팜
2/29 (토) 쌀밥
감자국
김치
닭살브로콜리
김자반
불고기버거
코코볼
콘푸로스트
삶은달걀
우유 2개
제육덮밥
콩나물국
깍두기
배추된장무침
짜먹는 요구르트 (짜요짜요)
X
3/1 (일) 쌀밥
어묵국
김치
마파두부
맛김
쇠고기덮밥
계란국
김치
콩나물무침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쌀밥
감자양파찌개
김치
시금치
닭갈비
우유
X
3/2 (월) 쌀밥
배추된장국
김치
제육볶음
무생채
쌀밥
닭고기미역국
김치
고등어김치조림
호박볶음
마시는 요구르트
흑미밥
순두부찌개
김치
돈까스
오이무침
우유
웰치스
3/3 (화) 쌀밥
소고기미역국
김치
소시지케첩볶음
맛김
무밥
감자국
김치
돼지불고기
쌀밥
해물탕
깍두기
닭튀김
쇠고기배추볶음
환타
3/4 (수) 쌀밥
두부된장찌개
김치
돼지고기감자볶음
맛김
주먹밥
컵라면(무파마)
김치
콜라
빵(몽슈)
쌀밥
돼지김치찌개
깍두기
매운소시지떡볶음
새우살달걀찜
우유
X
3/5 (목) 쌀밥
콩나물무채국
김치
닭순살장조림
오징어채볶음
짜장밥
굴순두부찌개
백김치
군만두
고구마맛탕
찹쌀밥
닭곰탕
깍두기
고추장멸치볶음
오징어젓갈
우유
짜먹는 요구르트 (짜요짜요) 2개
사이다
빵 (에끌레어)
3/6 (금) 쌀밥
감자국
김치
콩나물불고기
오이무침
쌀밥
쇠고기무국
김치
닭찜
시금치무침
바나나
햄치즈버거
옥수수 후레이크
감자튀김
삶은달걀
우유 2개
과자 (프링글스)
3/7 (토) 쌀밥
된장찌개
김치
쇠고기간장조림
새송이버섯볶음
핫도그
쌀/초코 시리얼
샐러드
우유 2개
쌀밥
콩나물국
깍두기
제육볶음
배추된장무침
견과류 간식
떠먹는 요구르트
X
3/8 (일) 쌀밥
떡만두국
김치
어묵볶음
비빔밥
된장국
김치
삶은달걀
쁘띠젤
쌀밥
감자국
김치
콩나물닭볶음
무생채
망고주스
X
3/9 (월) 쌀밥
홍합미역국
깍두기
두부김치
맛김
쌀밥
버섯쇠고기찌개
김치
방어순살조림
오이부추무침
한라봉
마시는 요구르트 (액티비아)
쌀밥
순두부찌개
김치
치킨너겟
양파햄달걀찜
우유
젤리 (하리보 Fruity Bussi)
3/10 (화) 쌀밥
오징어무국
김치
돼지고기감자볶음
맛김
쿠키
현미밥
건새우아욱된장국
김치
닭갈비
시금치무침
쌀밥
부대찌개
김치
궁중떡볶이
고구마튀김
바나나우유
쿠키 (화이트 마카다미아)
코코팜
떡 (고수록 앙금절편)
3/11 (수) 쌀밥
쇠고기콩나물국
김치
소시지게맛살볶음
무생채
쌀밥
닭고기육개장
김치
명태순살간장무침
달걀찜
딸기
무밥
호박된장찌개
김치
제육볶음
우유
빵 (에끌레어)
이온음료 (2% 부족할때)
3/12 (목) 쌀밥
감자달걀국
김치
마파두부
오이무침
쌀밥
짬뽕찌개
김치
탕수육
단무지무침
짜먹는 요구르트 2개
밀쌀밥
꼬리곰탕
갓김치
오징어젓갈
고추장멸치볶음
우유
피자빵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3/13 (금) 쌀밥
닭고기미역국
깍두기
돼지고기김치볶음
맛김
잡곡밥
감자양파찌개
김치
소불고기
상추치커리무침
포카리스웨트
새우버거
쌀 후레이크
샐러드
삶은달걀
우유 2개
초콜릿 (크런키)
콜라 (코카콜라)
3/14 (토) 쌀밥
어묵국
김치
소고기감자조림
호박볶음
카레밥
콩나물국
김치
닭도리탕
떠먹는 요구르트
쌀밥
순두부된장국
김치
돼지불고기
양배추
쌈장
우유
컵라면 (새우탕)
3/15 (일) 쌀밥
북어채콩나물국
김치
비엔나소시지볶음
맛김
쌀밥
달걀국
깍두기
시금치돼지고기볶음
배추나물
쌀밥
쇠고기육개장
김치
닭순살장조림
무생채
바나나
우유
컵라면 (나가사끼 짬뽕)
3/16 (월) 쌀밥
두부된장찌개
김치
돼지고기감자볶음
오이무침
포도주스 (미닛메이드)
쌀밥
컵라면 (튀김우동)
김치
오리갈릭구이
콩나물무침
검은콩밥
김치찌개
깍두기
돈까스
새우살달걀찜
우유
콘 아이스크림 (요맘떼 그릭요거트)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육포 (상상스테이크 마블)
초콜릿바 (TWIX)
훈제계란 2개
3/17 (화) 쌀밥
쇠고기미역국
김치
마파두부
맛김
사과주스 (썬업)
현미밥
배추된장국
깍두기
오삼불고기
무나물
쌀밥
광어매운탕
갓김치
닭튀김
시금치무침
바나나맛 우유
떡 (고수록 생 모시 두텁떡)
초콜릿바 (키커바)
컵라면 (짜파게티)
3/18 (수) 쌀밥
감자국
김치
돼지고기감자볶음
김자반
갈아만든 배
쌀밥
쇠고기무국
김치
닭갈비
오이무침
딸기
쌀밥
김치콩나물국
깍두기
계란찜
생선까스
우유
X

퇴소날 아침도 식사를 줍니다만, 저희는 그냥 나가서 먹을 생각에 아침 식사를 스킵했습니다. 그 때 오렌지 주스가 후식으로 나왔는데, 그것만 집어들고 나왔기 때문에 메뉴를 딱히 기록하지 않아서 위에는 적지 못했습니다.

훈련소 식단의 특징으로 유제품이 사회에서의 식사보다 굉장히 많이 지급됩니다. 거의 매일같이 우유, 또는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이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훈련소에서는 환경 변화로 인해 변비에 시달리는 훈련병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도 입소 후 3일 정도는 대변을 보지 못했는데, 저는 그나마 빨리 해결된 편이고 퇴소 직전까지도 변비에 고생하는 훈련병들도 적지 않습니다. 만약 변비가 걱정되시는 분은 짜먹는 변비약을 챙겨가시면 반입이 가능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식사의 양은 매우 넉넉합니다. 저는 식사량이 꽤 많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양이 적다고 느낀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밥, 국을 제외한 나머지 반찬은 정량배식이지만 그 양이 넉넉하고, 모든 중대원이 식사를 받고나서는 마음대로 더 먹을 수도 있습니다. 반찬 뿐만 아니라 가끔씩 주스나 우유같은 후식도 남아서 원하는 사람은 더 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우유는 의외로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항상 남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한창 많이 먹을 때인 20대 초반 훈련병들을 기준으로 배식하다보니, 정량 자체를 크게 잡아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훈련소에 있으면서 밥이 모자라 굶주릴 일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고보니 딱 한번 반찬이 부족했을 때가 있었는데, 시금치가 굉장히 적게 보급되서 한 사람당 15g 밖에 못먹을 때가 있었습니다. (15g이면 시금치 두줄기입니다) 대신 다른 반찬이 넉넉해서 그 외는 배불리 먹었습니다.

훈련소 부식

(출처 : https://ghostbrian.com/396)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2주차부터는 훈련이 있는 날은 거의 부식이 지급됩니다. 군대에서 지급하는 간식이기 때문에 별로 기대를 안하실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회에서 먹는 것과 동일한 제품을 지급합니다. 저는 몇몇 부식은 사회에 나가서도 사먹었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하리보 Fruity Bussi, 고수록 앙금절편은 정말 맛있게 먹어서 훈련소 수료 후에도 종종 사먹었습니다.

부식이 생각보다 양이 많고, 받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안먹으면 퇴소날 다 갖고 가야합니다) 나중에는 부식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훈련병들도 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부식까지 다 먹게되면 살이 찌기 마련이므로, 체중 조절에 신경쓰시는 분은 부식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셔도 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건빵, 맛스타가 흔히 군대 부식으로 대표되는 간식이지만, 실제로 보급받은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어떤 맛인지 먹어보고 싶었는데 한 번쯤 나와줬으면 했습니다. PX에서 팔긴 했지만 굳이 거기서 그걸 사먹기엔…

훈련소의 식사 모습 - 정말로 쓸데없는 짓을 하는가?

(출처 : https://rokmarineboy.tistory.com/)

흔히 군대 생활을 보여주는 매체에서는 식사 전에 식판의 각을 맞춘다던가, 손을 움직이는 각도를 직각으로 만들어야 한다던가, 심지어 억지로 왔더니 국민에게 감사의 기도를 시킨다던가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최근 훈련소에서는 이런 모습이 없습니다. 현역들은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의경 중대도 이런 것을 하지 않는 것을 보아 모든 4주 훈련 과정에서는 이런 짓을 하지 않습니다.

진짜 사나이를 보면 식사 때 잡담하면 조교가 떠들지 말라고 한다던가… 하는 것도 전부 거짓말입니다. 식사때는 그냥 자유롭게 옆 동기들과 대화하며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너무 크게 떠들면 안되겠죠) 매체에서 보듯 조교들이 식사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빨리 먹으면 빨리 생활관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시키지 않아도 훈련병들은 빨리 먹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식사 시간은 휴식 시간인만큼 선만 지키면 제대로 풀어줍니다. 밥먹을 때는 개도 안건드린다던 속담이 딱 맞습니다.

배식조

(출처 : 아시아경제)

훈련소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선 배식을 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건 훈련병들이 하게 되는 일입니다. 배식은 중대 별로 하고, 한 중대에 4개 소대가 있으므로 각 소대가 1주일씩 돌아가면서 하게 됩니다. 배식조의 순서는 랜덤인 것 같습니다. (저희 때는 3-2-1-4 순서로 했습니다)

배식조는 크게 3개 조로 나누어 교대로 작업합니다. 1조, 2조, 3조로 나뉜다음 역할이 매일 바뀌는 구조입니다. 역할은 선배식/후배식/미배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1조 - 선배식, 2조 - 후배식, 3조 - 미배식 이었다면 내일은 1조 - 후배식, 2조 - 미배식, 3조 - 선배식 이렇게 바뀌게 됩니다.

선배식은 식사 시간이 되면 가장 먼저 식당에 가서 식사 세팅을 하는 역할입니다. 식당의 조리병에게 각 중대별로 할당된 식사통을 받아서 배식을 받을 수 있게 세팅하는 것이 주 역할입니다. 후배식은 식사 세팅이 완료되면 가장 먼저 식사를 하고, 식사를 마친 다음 선배식과 역할을 교대하며 식사가 끝나고 나면 뒷정리까지 해야 합니다. 미배식은 그날 일이 없다는 뜻으로, 평소대로 그냥 식사하고 생활관으로 복귀하면 됩니다.

난이도는 후배식이 선배식보다 “월등히” 어렵습니다. 물론 이건 역할 별로 차이가 있긴 한데, 대부분의 역할에서는 후배식이 할 일이 훨씬 많습니다. 설거지 담당의 경우 배식에 사용했던 도구까지 모두 설거지해야하며, 잔반 처리 담당은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한가득 버리러 가야합니다. 선배식이라고 안하는건 아닙니다만, 앞시간에 하는 만큼 그 양은 확실히 적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담당할지는 랜덤이므로 좋은 역할이 걸리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가장 쉬운 역할은 후식을 나눠주는 역할입니다.

이렇게 하루씩 돌아가면, 일주일은 7일이다보니 하루가 남습니다. 이 하루를 어떻게 담당할지는 소대별로 각자 정하는데, 저희 소대는 가위바위보를 통해 1등조가 미배식, 2등조가 선배식, 3등조가 후배식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미배식에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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