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2는 한 때 국민 게임이었던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으로 출시된 게임입니다. 스타크래프트 : 종족 전쟁이 1998년에 나왔는데, 무려 12년이나 지나서야 비로소 후속작이 출시되었습니다.

사실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스타크래프트 2의 스토리는 상당히 평가가 낮습니다. 게다가 매 시리즈마다 인상깊은(?) 대사를 남겼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자주 언급되며 패러디되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난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네”, “언제든지”, “가 짐 어서” 등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 때문에 스타크래프트 2의 스토리가 상당히 저평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자유의 날개에서 캐리건에 대한 예언이 조금 뜬금없긴 했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군단의 심장과 공허의 유산 스토리는 상당히 납득이 가며 연출도 뛰어났습니다. 군단의 심장에서는 케리건이 왜 다시 저그의 지도자가 되어야했는지, 공허의 유산에서는 어떻게 프로토스가 하나로 단결하는지를 굉장히 잘 전개했다고 생각합니다. 캠페인 시작 전에 나오는 시네마틱 트레일러와, 캠페인 사이사이에 나오는 짧은 연출이 스토리에 몰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1과 비교했을 때 설정 오류나 예상치 못한 전개로 인해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플레이 했던 게임들을 떠올려보면 스타크래프트 2보다 스토리가 뛰어난 게임 보다는 떨어지는 게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전작에서는 여러모로 인터페이스가 편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시작할 때 일꾼을 어떻게 배분하냐에 따라서 미네랄 수급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이것도 실력이 필요했었고, 한 부대에 12 유닛까지만 지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후반에 대부대를 움직일 때 전체 공격 명령을 내리는 것도 번거로웠습니다. 게다가 건물은 부대 지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생산 건물에서 생산 명령을 내릴때는 하나하나 명령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이런 불편한 점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공허의 유산부터는 아예 시작할 때 일꾼이 자동으로 미네랄 채취를 시작합니다. 부대 지정도 편리하게 바뀌어 건물 부대 지정이 가능해지고, 부대 지정 유닛 제한이 없어짐에 따라 후반 부대 운용도 간편해졌습니다.

문제는 유닛 하나하나가 전작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는 것입니다. 초반 유닛 운용부터 사신은 언덕을 넘어다닐 수 있고, 추적자는 점멸이 있기 때문에 초보자는 적의 공격 경로를 직관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유닛에 스킬이 생겼기 때문에 전투 시 내려야 하는 명령은 전작보다 복잡해졌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작에서 프로토스는 후반 싸움에서 사이오닉 스톰 외에는 딱히 스킬을 쓰는 유닛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사이오닉 폭풍은 물론, 파수기로 역장과 수호 방패를 써줘야하고, 병력이 소모되는 대로 차원 분광기로 유닛 소환을 해줘야 합니다. 만약 사도와 예언자까지 사용한다면 해야 될 명령이 더욱 많아집니다.

스킬 설명이 직관적이지 않은 것도 신규 유저 유입에 큰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가령 밤까마귀의 특수 능력인 방해 매트릭스를 보면 기계 유닛과 사이오닉 유닛에 사용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기계 유닛이야 대부분 테란 유닛이기 때문에 알기 편하지만, 사이오닉 유닛이 어떤 유닛인지를 떠올려보면 쉽게 떠올리기 힘듭니다. 저그의 여왕 같이 의외인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단점으로는 전략이 정형화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제가 팀 랭크 게임을 위주로 플레이하는 것을 감안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팀전의 경우 각 종족별로 전략이 거의 고착화되어 있습니다. 테란이 있으면 무조건 초반 사신 찌르기가 온다고 생각하면 되고 프로토스는 50% 확률로 불사조 올인을 갑니다. 현재는 시간이 지나 다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타크래프트 2는 너무 견제 위주의 플레이를 강요하도록 유닛이 설계되어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테란은 사신, 프로토스는 사도 및 예언자가 추가됨으로써 초반부터 강한 견제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저그야 전작부터 견제 플레이에 강했고, 군단 숙주가 공허의 유산부터는 견제용 유닛으로 개편됨으로써 견제용 유닛을 또 받고야 말았습니다.

제가 1:1 랭크를 플레이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상대가 어떤 종족이든 초반 견제 찌르기를 염두에 둬야합니다. 특히 군단의 심장이 처음 나왔을 때엔 프로토스가 대놓고 초반 예언자로 찔러도 막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총평

배틀넷 앱에서 플레이타임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정확한 플레이타임은 확인할 수가 없지만, 자유의 날개 ~ 공허의 유산까지의 캠페인만 2번씩 클리어하였고 사용자 게임과 팀 랭크게임도 종종 즐겼었기 때문에 최소한 100시간 이상은 플레이했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스타크래프트 2를 좋아했기 때문에 3 게임 모두 정가를 주고 예약구매를 했지만, 출시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플레이하고 있는 중이라 그 값어치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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