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차티드 시리즈는 플레이스테이션의 간판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필수 구매 타이틀로 추천될만큼 유명한 타이틀인데다가 1편을 제외하고는 항상 올해의 게임(GOTY : Games of the year) 상을 최소 한 개 이상 수상했으며 2, 4편은 그 해의 최다 갯수의 GOTY상을 받았습니다.

하위호환을 포기한 소니의 삽질 덕분에 PS3에서 흥행했던 몇몇 타이틀들은 리마스터가 되어 PS4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언차티드 또한 PS4 리마스터의 수혜를 받은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언차티드 : 네이선 드레이크 컬렉션은 PS3에서 출시되었던 언차티드 1, 2, 3을 PS4를 기준으로 리마스터하여 발매한 합본 타이틀입니다.

웹진와 커뮤니티를 막론하고 극찬에 가까운 호평과 매 시리즈 90점 안팎을 찍는 메타크리틱 점수 때문에 저도 플레이스테이션4를 사고 가장 먼저 접하게 된 타이틀입니다. 하지만 이 리마스터판 3개를 모두 클리어할수록 이 게임에 대한 실망감만 늘어갔습니다.

호평부터 내리자면 언차티드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뛰어난 그래픽입니다. 비록 리마스터판이기에 현재 출시되고 있는 PS4 게임들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PS3 때 출시되었던 게임임을 감안하면 대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 뛰어난 그래픽을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언차티드 시리즈는 오픈월드 게임이 아니라 주어진 목적에 따라 일직선적인 방향으로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이곳저곳을 탐험하는 재미를 느낄 수 없습니다. 비슷한 장르인 툼 레이더 리부트 3부작이 오픈월드로 만들어진 것에 비하면 뛰어난 그래픽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번째 단점으로는 플레이 캐릭터의 성장이 전혀 없습니다. 즉, 주인공의 스펙은 게임 초반부터 후반까지 동일합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성능이 좋은 무기가 나오긴 하지만 초반에 나오는 무기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고, 적은 점점 강해지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적을 쓰러트리는데 어려움만 늘어갑니다.

1, 2, 3을 순서대로 플레이하며 느낀 공통점은 세 게임 모두 초반에는 전투가 재밌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가 반감된다는 점입니다. 초반에는 적이나 주인공이나 평범한 사람이라 마치 첩보 영화를 찍듯 숨어다니며 암살하거나, 엄폐물 뒤에 숨어서 한명씩 처리하는 손맛이 있었는데, 후반부에는 중무장하여 샷건으로도 몇 발을 맞혀야만 죽는 적이나, 탄창을 비울때까지 총을 쏴도 죽지 않는 괴물들 때문에 전투에 짜증만 늘어납니다.

특히 게임의 전통인지 1, 2, 3편 모두 후반의 적은 괴물이 등장합니다. 괴물들은 맷집이 좋을 뿐만이 아니라 움직이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패드로 에임을 조종하는 환경과 환장할만한 시너지를 이룹니다. 헤드샷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한 마리 잡는데 탄창 한 개를 다 비워야 할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유물을 찾으러 다니는 모험가라 그런지 초자연적인 현상을 넣은 것 같은데 이 괴물이 나온 시점부터 재미가 반감될 정도로 짜증만 불러일으키는 요소입니다.

두 번째 단점으로는 수집 요소를 찾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수집 요소에 대한 호불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보통 수집 요소가 있는 게임들은 유저가 수집 요소를 찾는 수고에 대한 보상으로 일반적인 플레이로는 알 수 없었던 숨겨진 스토리나, 게임 진행에 유용한 아이템, 최소한 경험치라도 줍니다. 그러나 언차티드 시리즈에서는 도전과제 외에는 아무런 보상이 없습니다. 툼 레이더 시리즈에서는 유물을 찾게 되면 라라가 유물을 본 감상을 알려주고 문서를 찾게 되면 등장 인물 간의 몰랐던 관계 등을 알 수 있어 찾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 게임은 전혀 그러한 재미가 없습니다. 최소한 보물을 몇 개 이상 찾으면 숨겨진 무기라던가, 이왕 초자연적인 요소를 넣는 김에 새로운 능력이라도 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나마 보물은 근처에 가면 빛나기 때문에 찾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마지막 단점으로는 퍼즐이 그다지 직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탐험가라는 직업과 유적에서 보물을 찾는 상황이라 그런지 게임에는 가끔 퍼즐이 나옵니다. 퍼즐은 주인공의 수첩을 참고하여 풀도록 되어 있는데, 퍼즐의 난이도는 딱 두 종류입니다. 퍼즐 자체에 해법이 나와있어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대로 따라만 해도 되는 퍼즐, 그리고 아무리 쳐다봐도 도저히 뭘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 퍼즐. 퍼즐의 완성도 자체 또한 AAA급 게임이라고 하기엔 부족합니다.

위의 스크린샷은 제가 찍은 것은 아니고 이 유튜브 영상에서 캡처해왔는데, 1, 2, 3편을 통틀어 제일 짜증났던 퍼즐이었습니다. 그림자를 사용해서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도구 자체가 직관적이지 않아 한참을 헤메다가 결국 공략을 봤습니다. 몇 번을 다시 생각해봐도 퍼즐 컨텐츠 자체가 실패라고 생각하며 이렇게 만들 바에 없는 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토리는 인디아나 존스나 미이라 같은 영화와 비슷합니다. 1~3편 모두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후손인 네이선 드레이크가 세계 곳곳의 유적을 탐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표현하고 있는데 1, 2편은 괜찮다가 3편에서 스토리가 갑자기 확 엉성해집니다. 특히 3편의 결말은 참으로 허무하다 라는 표현밖에 못하겠습니다.

1, 2편에는 마지막에 스토리의 핵심 빌런이 최종 보스로 나와 깔끔한 마무리라고 느꼈는데 3편은 보스전도 없고 이게 끝?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보스전인가? 하는 부분이 있던 것 같은데 보스전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입니다. 오히려 2편의 보스전은 떡밥을 해소함과 동시에 색다른 방법으로 전투했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데, 3편은 그에 비해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총평

플레이스테이션에서는 플레이타임을 기록하는 시스템이 없어서 정확하게 몇 시간이나 플레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1, 2, 3편이 모두 수록되어 있고 체감상 각각의 게임이 10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 자체의 가격이 싼편인데다 할인 시즌에는 만원도 하지 않기 때문에 가성비 자체는 훌륭합니다.

전체적인 게임성은 그냥 타임 킬링용 게임이라는 느낌입니다. 게임의 패턴도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는 것이 없는데다 스토리도 그다지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다회차 플레이는 전혀 생각이 없고 추후에 4편을 할 때 스토리가 기억이 안난다면 다시 플레이하기 보다는 유튜브 영상으로 대체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탐험 게임 치고 쓸데없이 적이 매우 많이 나오는데다 어쎄신 크리드 시리즈와 비교하면 잠입 시스템도 엉성하여 귀찮은 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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