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서 어느 덧 귀국하는 날이 왔습니다. 다행히 비행기는 오후 5시 출발이기 때문에 오전에 약간 시간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아침을 먹고 간단하게 보고 싶었던 곳을 두 곳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부페식이 슬슬 질려서 오랜만에 일본식 아침식사를 할까 했는데,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을 안열었더라구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부페식을 또 먹었습니다.

호텔 입구에는 할로윈 장식이 놓여져 있더라구요. 할로윈은 한 달이나 남았는데 벌써?

아침을 먹고 짐을 정리한 다음에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다만 캐리어를 들고다니기에는 불편해서 로비에 캐리어를 맡기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교토 역으로 가는 길에 교토 타워가 보여서 또 찍어봤습니다. 낮에 보니 그냥 평범한 탑이네요.

도시샤 대학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도시샤 대학입니다. 이왕이면 고토고쇼를 갔을 때 같이 방문하는게 좋았을텐데, 그 때는 도시샤 대학이 그렇게 가까이 있을줄 몰랐어요. 왜 하필 도시샤 대학이냐면, 도시샤 대학에 다녔던 윤동주와 정지용 시인의 시비가 도시샤 대학에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입니다.

도시샤 대학은 지하철 가라스마선 이마데가와 역 바로 앞에 있습니다. 아예 역 내부에 도시샤 대학과 연결된 출구가 있습니다.

도시샤 대학은 일본의 대표적인 명문대 중 하나인데, 생각보다 캠퍼스 크기가 크지는 않습니다. 알고보니 일본 각지에 캠퍼스가 흩어져 있다고 하네요. 한국은 가급적이면 하나의 큰 캠퍼스를 유지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데, 일본은 좀 다른가 봅니다.

도시샤 대학의 건물이 약간 종교적인 느낌이 나는데, 아마 도시샤 대학이 개신교 재단의 학교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도시샤 대학이 크지 않다보니 길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이마데가와 역쪽 출구에서 윤동주/정지용 시비까지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먼저 윤동주 시인의 비석입니다. 이 비석에는 윤동주의 대표 작품인 ‘서시’가 한국어와 일본어로 새겨져 있습니다.

윤동주 시비 옆에는 이 비석이 세워진 계기가 적혀있었습니다. 도시샤 대학의 한국인 교우회가 윤동주의 영면 50주년을 기념하여 세웠다고 하네요. 근데 왜 한국이라고 안하고 코리아로 번역했을까요? 일본어로도 (가타카나) 코리아라고 표기된거 보면 의도적인 것 같은데 이유를 모르겠네요.

윤동주 시인의 비석 앞에는 여러 단체가 두고간 꽃다발이나 음식 같은 것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비석 오른쪽에는 정지용 시인의 비석도 있었습니다. 이 비석에는 정지용 시인의 작품 중 하나인 ‘압천’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새겨져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지용 시인의 비석 옆에는 이 비석이 세워진 계기가 적혀있는데, 윤동주 시인의 비석보다 오래되었는지 안내판이 많이 낡아 있었습니다.

두 시인의 비석을 본 후에는 다시 이마데가와 역으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교내 동아리 모집 공고를 봤는데 한국의 동아리 모집 홍보글보다 상당히 화려하더라구요.

닌텐도 본사

다음으로 볼 곳은 닌텐도 본사입니다. 교토에 와서 안 사실인데, 닌텐도 본사가 교토에 있다고 하더라구요. 닌텐도 게임을 재밌게 즐긴 적이 많아서 닌텐도 본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습니다. 게다가 교토에 또 언제 올지 모르는데, 여기까지 온 김에 한 번쯤 보고 싶었습니다.

닌텐도 본사는 지하철 가라스마선 주조 역 근처에 있습니다. 주조 역에서 내리고 닌텐도 본사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교토 중심부와는 달리 공업지대 같은 느낌이 나네요.

닌텐도 본사 쪽으로 가다가 본 놀이터인데, 놀이기구가 엄청 투박하게 생겼습니다. 공사장 자재를 가지고 놀이터처럼 꾸몄나 싶을 정도였어요. 아이들이 여기에서 놀기에는 위험하지 않을까요?

조금 걷다보니 저 멀리 닌텐도 로고가 보입니다!

이곳이 바로 닌텐도 본사입니다. 물론 입구에는 경비가 서 있었고, 저는 닌텐도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닌텐도가 글로벌 대기업이라서 본사가 꽤 화려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수수한 건물 디자인이었습니다. 건물 크기도 그다지 크지 않았구요.

닌텐도 본사 뒤쪽에는 연구개발동이 있습니다. 그 곳으로 가려면 (외부인은) 산책로를 거쳐서 가야 합니다.

이곳이 바로 닌텐도 연구개발동입니다. 닌텐도 본사와 건물 디자인이 거의 흡사합니다. 지금도 닌텐도의 새로운 게임들은 여기서 개발되고 있는 것이겠죠? 주변 풍경은 본사 건물보다 더 화려하더라구요.

보안이 중요한 만큼 닌텐도 건물 주변은 높은 담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닌텐도 본사와 연구개발동을 구경한 후에는 짐을 찾으러 다시 호텔로 돌아갔습니다. 지하철 두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이긴 한데, 시간도 여유있고 해서 그냥 산책삼아 걸어갔어요.

30분 정도 걸으니 멀리 리가 로얄 호텔이 보입니다.

다시 간사이 공항으로

호텔에서 짐을 찾은 후, 다시 간사이 공항으로 가기 위해 교토 역으로 갔습니다. 하루카 바우처는 한국에서 미리 발권했었기 때문에, 교토 역에서 티켓으로 교환만 하면 되었는데, 여기도 간사이 공항처럼 티켓을 교환하려는 줄이 너무 길어서 30분 정도 줄을 서고나서야 교환이 가능했습니다. 교환 장소는 1층과 2층 모두 있는데, 2층이 조금이나마 사람이 적습니다.

교토에 갈 때는 에키벤을 살 겨를이 없어서 구매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좀 남아서 에키벤을 하나 구매했습니다. 일본 기차역에서는 에키벤이 유명해서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루카 열차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헬로 키티 디자인입니다.

원래라면 에키벤을 차 안에서 여유롭게 먹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제가 타는 열차의 바로 앞 열차가 취소되는 바람에 제가 타는 열차에 사람이 몰려버렸습니다. 그래서 캐리어를 짐 칸에 놓지 못하고 계속 손으로 잡고 있어야 했구요, 게다가 이상하게 제가 탄 열차에는 의자에 식탁이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열차 내내 도시락은 그냥 들고 있었고,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구매했던 도시락은 규동과 소고기 스테이크가 반반씩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안에 핫 팩이 있어서 따뜻하게 식사도 가능했습니다. 맛은… 솔직히 지불한 금액에 비해서는 별로입니다. 에키벤은 열차 안에서 여유롭게 경치를 감상하면서 먹어야 맛있는 건데, 이렇게 먹어서 무슨 맛이 있겠나요. 차라리 공항 내 식당에서 먹는게 낫지…

체크인 후, 공항에서 간단한 기념품을 구매했습니다. 시로이 코이비토의 패러디 특산물인 오모시로이 코이비토를 구매하고 싶었는데, 간사이 공항을 다 뒤져봐도 파는 곳이 없더라구요. 하는 수 없이 그냥 시로이 코이비토를 구매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는 상당히 신식 기체처럼 보였습니다. VOD 시스템도 굉장히 세련되어 있었고, 좌석에 붙어있는 리모콘도 게임 패드가 생각나는 버튼 배치였습니다. 게다가 좌석 아래에는 충전을 할 수 있는 콘센트까지 있었습니다. 이코노미석에 콘센트가 있는 경우는 처음봤네요.

돌아오는 시간은 저녁이 가까워져서 어둑어둑해졌네요. 돌아가기 싫은 제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기내식은 역시나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저녁 비행기라 맥주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맥주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기내식 서비스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면 LCC랑 다른게 뭔지…

어쨌든 여차여차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5박 6일 교토 여행이 모두 끝이 났습니다. 보통 재밌었던 여행지는 “또 가고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저는 교토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네요. 음식은 맛이 없고 비싸기만 하고, 관광지도 그저 그래서 딱 한 번 오면 또 올 필요가 없는 곳 같습니다.

여행 경비 정리

이번 여행에서 쓴 돈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도 메모를 미처 하지 못해 누락한 금액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충 참고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KRW

여행 전

  • 항공료 (아시아나) : 688,600
  • 숙박비 (리가 로얄 호텔 교토) : 636,368

합계 : 1,324,968 KRW

JPY

2023-09-28

  • 음료수 : 108
  • 나카무라 쇼텐 (시오라멘 스페셜) : 1,480
  • 기요미즈데라 입장료 : 400
  • 이로하스 모모 : 160
  • 이자카야 Anji : 4,300
  • 편의점 (술 & 안주) : 1,316

2023-09-29

  •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란데) : 490
  • 미요네시 후미야 (교토 정식) : 1,250
  • 라무네 : 200
  • 소프트 아이스크림 : 200
  • Sun Beam (햄버그 카레) : 950
  • 편의점 : 1,679
  • 이자카야 Inaseya : 1,320

2023-09-30

  • 몽키파크 입장료 : 600
  • 밀키스 : 160
  • 원숭이 먹이 : 50
  • 텐류지 입장료 : 500
  • Sakura-an (유자 냉우동 + 콜라) : 1,200
  • 금각사 입장료 : 500
  • 이온몰 쇼핑 : 3,950

2023-10-01

  • 니조코야 (커피) : 500
  • 나조 성 입장료 : 1,300
  • KYK (가고시마 흑돼지 돈까스) : 2,200
  • 편의점 : 696
  • 호텔 수영장 입장료 : 1,100
  • 이자카야 大黒町おおきに : 2,700
  • 편의점 : 840

2023-10-02

  • 나카무라 토키치 (녹차 파르페 + 아이스 녹차) : 2,300
  • 우토로 마을 평화기념관 입장료 : 500
  • 녹차 : 100
  • 규카츠 Katsugyu (로스 규카츠 대) : 2,409
  • 도후쿠치 입장료 : 600
  • 사슴 전병 : 200
  • 이자카야 Anji : 3,310
  • 편의점 : 365

2023-10-03

  • 교토 역 (에키벤) : 1,485
  • 이로하스 모모 : 160
  • 면세점 : 7,780
  •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란데) : 481

합계 : 49,839 JPY

환전 당시 환율 적용 (100엔 = 954원)

총 합계 : 1,800,432원 (소수 첫째자리에서 반올림)

Tags:

Categories:

Updated: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