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의 여섯번 째 날입니다. 이 날은 다른 호텔로 이동하는 날이었는데, 전날 늦게 자서 그런지 아침부터 매우 피곤했습니다.

호텔을 떠나는 기념으로 마지막 식사는 양식으로 먹어봤습니다. 양식도 딱히 나쁘진 않더라구요.

호텔 체크아웃

아침 식사 후에는 호텔을 떠나기 위해 짐을 챙겼습니다. 짐을 다 챙기고 호텔을 떠나려고 로비로 가니, 직원이 직접 체크아웃을 하지 않고 기계를 이용하여 체크아웃을 할 수 있게 만들어놨습니다.

체크아웃 기계에서는 다행히 한국어 옵션이 있어서 편하게 체크아웃할 수 있었습니다.

호텔을 나와 신바시 역으로 이동하던 중에 나무에 앉아있는 까마귀를 봤습니다.

나고야에서도 느꼈지만 일본에는 까마귀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까마귀를 거의 못봤던 것 같은데요.

유리카모메

다음 머물 호텔은 오다이바에 있었습니다. 오다이바는 도쿄에서도 교통이 불편한 곳 중 하나인데, 머물던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신바시 역에서 유리카모메를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었습니다.

다만 유리카모메는 관광용 열차이기 때문에 다른 지하철이나 기차에 비해 요금이 매우 비싼 편입니다. 도쿄 내의 지하철을 전부 탈 수 있는 도쿄 서브웨이 티켓도 1일 무제한 이용권이 800엔인데, 노선 길이도 짧은 유리카모메의 1일 무제한 티켓은 820엔이나 합니다. 오다이바 내에 있는 호텔에서 도쿄 시내로 나오기 위해서는 무조건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1일 무제한 티켓을 뽑을 수 밖에 없는데, 이러면 교통비가 정말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다음에 머물 호텔은 시조마에 역 앞에 있었습니다. 신바시에서 13개의 역을 지나가야 하네요. 직선거리로는 짧은 거리지만, 유리카모메가 오다이바를 빙 둘러서 가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유리카모메의 특징은 로망스카처럼 맨 앞에 앞을 볼 수 있게 만든 좌석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좌석의 경쟁이 꽤 치열하기 때문에, 종점인 신바시 역이나 도요스 역이 아니면 앉기가 어렵습니다.

유리카모메는 지상을 달리고, 모노레일 같은 느낌이 나기 때문에 맨 앞좌석에서 보는 풍경이 나름 괜찮습니다.

지나가다보니 항구 느낌이 나는 건물도 보이네요.

유나이티드 시네마 도요스

호텔 체크인 까지 시간이 좀 남았었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영화를 하나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보고싶었던 영화는 월요일에 성지순례를 했던 청춘돼지 시리즈의 신 극장판인데, 한국에 수입되기까지는 시간도 꽤 걸리고 개봉되더라도 극소수의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일본에 간 김에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일본어를 엄청 잘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원작 소설을 읽었기 때문에 스토리는 이미 알고 있어서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영화는 11시 40분 시작이었는데 아슬아슬하게 시작 전에 표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표값은 1200엔이었는데, 한국보다는 확실히 저렴한 것 같습니다. 개봉한지 3주 정도 지나서 그런지 좌석은 많이 남아있더라구요.

입장하러가는 도중에 청춘 돼지 관련 홍보물이 많이 보였습니다. 팜플렛도 하나 챙기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팜플렛은 없었습니다.

영화의 장면이 그려진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고등학교 진학 시험을 준비하는 카에데의 공부를 도와주는 마이의 모습으로 보이네요.

영화를 입장할 때 특전이랍시고 뭔가 받았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특전은 몇몇 장면의 원화였습니다. 특전이 있다면 캐릭터 상품 같은걸 주지 어디다 쓰라고 이걸 주는지 모르겠네요…

영화를 보고 나오니 청춘 돼지 관련 굿즈를 파는게 보였습니다. 저 포스터는 살 의향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포스터는 파는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굿즈 샵에서 신기했던 점은 영화 등장인물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디퓨저를 팔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냄새인지 궁금하긴 했지만 여기에 2만원이 넘는 돈을 태우기는 아까워서 구경만 했습니다.

스시츠네 타쿠미 라라포트 도요스

영화를 보고나니 배가 고파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원래 도요스 시내에 있는 음식점을 가려고 했는데, 날씨가 더우니 돌아다니기 귀찮더라구요. 마침 영화관이 있던 곳이 라라포트라는 종합 쇼핑몰이었기 때문에, 여기 입점한 가게 중 하나를 방문하였습니다.

제가 갔던 곳은 체인점으로 보이는 일식집이었는데, 생각보다 손님이 많았습니다. 대기하고 있던 손님까지 있더라구요. 원래 대기를 싫어서 다른곳을 갈까 하다가 대기번호가 그렇게 길지 않아서 그냥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대기번호는 가게 밖에 있는 기계를 이용해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가게는 점심용 메뉴가 따로 있었습니다. 뭘 먹을까 하다가 새우튀김을 곁들인 초밥 세트가 1480엔 밖에 안하길래 그걸로 주문했습니다.

메뉴를 받아보니 사진하과 거의 동일하더라구요. 초밥 갯수가 적어서 양이 좀 적긴 했지만, 여행할 때는 적게 자주 먹는게 좋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계산할 때 보니 메뉴판에 있던 가격은 세금을 제외한 금액이었습니다. 일본은 이상하게 메뉴판에 세후 가격을 구석에 조그맣게 적어놓더라구요. 세금 10%를 포함하니 1628엔이었습니다.

유린도 서점

식사를 마치고 도요스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라라포트 안에 있는 서점이 보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어떤 책을 팔고 있을까 궁금했고, 특히 한국어 교재가 궁금했었기 때문에 들러봤습니다.

한국어 교재 중에 “드라마로 배우는 한국어” 라는 책이 있길래 한번 펴봤는데 내용이 재밌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애니메이션으로 배우는 일본어” 같은 느낌이네요.

생각보다 고급 어휘들도 나오네요. 전공의라는 단어까지 배울 필요가 있을까요?

보다보니 뭔가 현실에서 쓰기에 부끄러워질만한 대사도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느끼는 애니식 말투가 이런 느낌일까요?

라비스타 도쿄베이

제가 새로 묵을 호텔은 라비스타 도쿄베이입니다. 오다이바 안쪽에 있어서 교통은 조금 불편하지만, 그래도 시조마에 역 바로 앞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호텔은 13층까지 있었는데, 제가 배정 받은 객실은 11층에 있었습니다. 높은 층에 배정받은 것은 마음에 들었지만, 객실이 복도 끝에 있어서 엘리베이터까지 꽤 멀다는 것은 단점이었습니다.

객실에 들어서고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의 호텔은 대부분 크기가 작아서 원룸 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데, 여긴 현관이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구조더라구요. 보이시는 곳에서 정면의 문이 침실 쪽 문이고, 왼쪽이 화장실 쪽 문입니다.

먼저 침실로 들어가봤는데, 렘 플러스 긴자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방이 넓었습니다. 저 조그만 테이블 위에 캐리어를 펴고도 움직이는데 하나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 정도면 두 사람이 묵어도 넉넉할 만한 크기네요.

다음으로 화장실입니다. 변기와 샤워실도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변기 오른쪽의 문을 열면 샤워실이 나옵니다.

샤워실 내에 욕조는 없었지만, 그래도 크기가 넉넉해서 샤워하는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토리타무라 본점

호텔에서 짐을 풀고, 어제 쌓인 피로가 풀리지 않아서 낮잠을 조금 잤습니다. 그래도 저녁까지 호텔에 있긴 아까워서, 월요일에 못간 토리타무라를 다시 방문했습니다. 토리타무라가 있는 신주쿠는 오다이바에서 완전 반대 방향에 있었기 때문에 가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렸습니다. 과연 토리타무라가 그렇게 맛있을지 궁금하네요.

들어가자마자 생맥주를 하나 시켰습니다. 일본 생맥주는 무슨 비결인지 한국과 다르게 진짜 맛있더라구요.

토리타무라의 메뉴판입니다. 위쪽이 음식, 아래쪽이 음료 메뉴입니다. 저는 우선 1150엔짜리 야키토리 코스를 주문했습니다.

야키토리 코스는 꼬치 6개가 종류별로 나왔습니다. 저는 저 파가 중간에 꽂혀있는 꼬치가 제일 맛있었는데, 저게 뭔지 이름을 모르겠네요.

중간에 술이 부족해서 하이볼을 추가했는데, 전 왠지 하이볼이 딱히 맛있지가 않더라구요.

저녁을 안먹어서 그런지 배가 덜차서 소금구이 꼬치와 생맥주를 추가했습니다.

맛은 괜찮았는데, 이것저것 주문하다보니 계산서에 4천엔이 넘게 찍혔더라구요. 일본에서 한 끼에 이렇게 큰 돈을 쓴 적은 처음이네요.

야식

제가 묵었던 라비스타 도쿄베이에서는 밤 10시부터 야식으로 무료 라멘을 제공했습니다. 저녁도 어중간하게 먹었고, 이 라멘이 맛있다는 소문을 들어서 먹으러 갔는데 듣던대로 꽤 맛있었습니다. 예전에 먹었던 일본 라멘은 너무 짜서 제 입맛에 안맞았는데, 여기는 소금을 개인 취향에 따라 넣어 먹을 수 있도록 따로 제공해서 그런지 짜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6일차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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