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차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훈련이 시작됩니다. 사실 1주차에서의 훈련(?)은 훈련 느낌이 제대로 들지 않는데, 2주차부터는 정말 군인같은 훈련들이 이어져 있기 때문에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2주차의 메인 훈련은 사격술입니다. 일주일 내내 사격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교관에게 듣기로는 원래 이렇게 총을 많이 쏘지는 않았다고 하던데, 어느 순간부터 사격의 비중을 늘리라는 지침이 내려와서 현역/보충역을 막론하고 사격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또한 2주차부터 추가되는 점은 “부식”이 지급된다는 겁니다. 2주차 훈련부터는 몸을 쓰는 훈련이 많다보니 식사를 하더라도 금방 허기가 지는데, 이를 보충하기 위하여 틈날 때마다 부식을 지급합니다. 군대에서 주는 간식이다보니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맛있는 것들을 많이 지급합니다. 추후에 훈련소에서의 식사를 주제로 따로 포스팅할 때, 부식에 대한 내용도 구체적으로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2주차 일정 요약

  • 월 : 소총 교육 ▶ 체력측정으로 대체
  • 화 : (오전) 사격술 예비훈련 (오후) 탄알집 교체 방법
  • 수 : (오전) 영점사격 (오후) 구급법 CBT
  • 목 : (오전) 화생방, 각개전투 CBT (오후) 기록사격
  • 금 : 수류탄 실습 ▶ 구급법으로 대체

소총교육 및 분해/결합

(출처 :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16850401)

원래대로라면 2주차의 일정은 월요일에 소총 교육, 금요일에 수류탄 실습을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체력측정을 해야하는 1주차 금요일에 비가 오는 바람에 소총 교육이 당겨지고, 대신 체력측정을 2주차 월요일에 실시하였습니다. 수류탄 실습 일정은 무엇 때문에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모든 교육은 본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CBT 교육이라는 것을 실시합니다. CBT 교육이 무엇의 약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영상 시청을 한다는 뜻입니다. 소총교육 CBT는 동영상으로 K2 소총이 무엇인가, 각 부분의 명칭은 무엇인가를 배우고 K2 소총을 분해하는 법, 결합하는 법 등을 배웁니다.

CBT 교육이 끝나고 점심을 먹은 후, 실제로 K2 소총 분해와 결합을 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영상으로 볼때는 어려워보이지만, 실습 때는 분대장이 지시하는 대로 하나씩 분리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이후로는 퇴소 전까지 틈틈히 소총을 손질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분해와 결합을 할 줄 알아야합니다. 딴 짓하지 말고 열심히 실습하도록 합시다.

사격술 예비훈련

(출처 : 나무위키)

사격술 예비훈련은 흔히 PRI(Preliminary Rifle Instruction)로 불리는 훈련입니다. 현역들 사이에서는 악명이 높은 훈련이라고 들었는데, 4주 훈련 과정이라서 그런지 딱히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총기를 들고 자세를 잡는 것을 연습하는 건데, 연병장에 판초 우의를 깔고 그 위에 엎드려서 사격하는 자세를 취합니다.

사격할 때는 최대한 움직이지 않아야 명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조준 자세로 오랫동안 유지하는 훈련을 합니다. 총구 위에 바둑알을 올려놓고 격발때까지 바둑알이 떨어뜨리지 않는 연습을 하는데, 말로만 보면 어려워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외로 바둑알이 잘 안떨어지기 때문에 한두번 하다보면 쉽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엎드려 쏴 자세를 유지하다보면 팔꿈치가 아프기도 한데, 깔판을 팔꿈치쪽에 놓거나 각개훈련 때 사용하려고 가져온 보호대를 착용하고 나오면 좋습니다.

영점사격

영점사격부터는 실탄사격을 하게 됩니다. 사격장은 막사에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습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이기 때문에 우한 폐렴으로 인한 외부 활동 금지 상황에서도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사격장에는 지붕도 있기 때문에 비가 오더라도 사격 훈련은 한다고 합니다.

영점 사격은 25m 떨어진 거리에 있는 표적판을 맞추는 연습입니다. 3발씩 총 9발을 사격하게 되는데, 표적 중심을 맞추는 것보다 사격한 3발이 서로 모여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3발이 서로 모여있기만 한다면 크리크 조절을 통해 중앙에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저시력자의 경우 25m 표적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저는 고도 근시가 있어서 25m 표적 중심이 잘 보이지 않아 감으로 쐈는데, 그러다보니 영점 사격을 2번이나 했는데도 결국 영점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저처럼 시력에 제한이 있는 훈련병들은 거의 통과하지 못했는데, 만약 고도 근시나 난시가 있으신 분은 사격술 훈련에 꽤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록사격

(출처 : https://gunbaragi.tistory.com/352)

기록사격은 말 그대로 사격을 얼마나 잘 하는지 시험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총 20발을 사격하게 되며 10발은 입사호 쏴, 나머지 10발은 엎드려 쏴 자세로 실시합니다. 과녁은 100m, 200m, 250m 3가지 종류가 있는데, 4주 훈련 과정에서는 250m가 올라오지 않습니다. 100m - 200m - 100m - 200m - … 이런식으로 100m 과녁과 200m 과녁이 번갈아가며 올라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록사격에서 합격하려면 10발 이상 맞추셔야 합니다. 20발을 다 맞춘다면 포상으로 훈련소 내에 있는 파리바게트에 보내주는데, 정말 어렵기 때문에 중대 전체에서 2~3명 정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영점사격 때와 마찬가지로 시력에 제한이 있다면 과녁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100m 과녁조차 올라오는 것이 보이지 않아, 부사수가 100m가 올라왔다고 외쳤을 때 감으로 쐈습니다. 결국 저는 기록사격도 두번이나 했지만 불합격하고 말았습니다. 다만 기록사격은 영점사격과 달리 저시력자한테만 어려운 사격이 아니기 때문에, 불합격자가 적지 않습니다.

구급법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N3JzYSnv7Uc)

구급법은 전투시에 부상자들에게 응급조치하는 방법을 배우는 훈련입니다. CBT 자료에 따르면, 전투 시에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은 제 때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서 죽는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급법 훈련은 부대에 부상자가 생겼을 때, 군의관이 도착하기 전까지 목숨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합니다.

구급법 훈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총을 맞는 등의 부상으로 인해 출혈이 심할 때 이를 멈추는 지혈법, 그리고 숨을 쉬지 않을 때 인공호흡을 통해 다시 심장을 뛰게 만드는 법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은 인공호흡을 배울 때 사용하는 애니라는 인형인데, 위생의 문제로 인해 사진처럼 입술을 대지는 않고 살짝 떨어져서 숨을 불어넣는 시늉만 합니다.

CBT 교육에서는 자동제세동기(AED)까지 배우는데, 막상 훈련때는 AED가 지급되지 않아 실제로 써 볼 수는 없었습니다. 요즘에는 건물마다 AED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AED 사용법을 배우는 것이 더 유용할 것 같았는데 아쉬웠습니다.

2주차 주말

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주말은 훈련병들에게도 쉬는 날입니다. 하지만 아파서 훈련에 못갔다거나, 훈련에 합격하지 못하면 토요일에도 훈련을 나가야 합니다.

저는 영점사격과 기록사격을 모두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격술 보충훈련을 토요일에 받았습니다. 다행히 오전에만 훈련을 받기는 하는데, 총기 분해/결합부터 배운 것을 또 배우다보니 지루하긴 합니다. 불합격자들은 사격을 또 하진 않는데, 아예 사격을 실시하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날짜를 잡아서 사격을 하러 갑니다.

2주차가 끝나면 시간상으로는 절반이 끝났지만, 훈련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3주차 훈련은 그 악명높은 화생방 훈련과 각개전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3주차의 일정을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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