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를 다루는 게임들은 기사나 바이킹 같은 전투 직업이 꼭 나오는 편입니다. 동양에서는 일본의 사무라이가 거의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것처럼요. 사실 이들이 활동했던 시대는 전부 다르기 때문에 붙어볼 일이 없었겠지만, 포 아너는 바로 거기서 착안하여 기사, 바이킹, 사무라이들이 서로 싸운다는 재미있는 설정을 가져온 게임입니다. 물론 실제 역사와 연관되어서는 곤란하니 게임의 배경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판타지스러운 세계입니다.

게임 설명만을 보면 흔한 RPG 게임 같지만, 게임 스타일은 RPG와는 전혀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게임은 RPG 처럼 캐릭터의 뒷모습을 볼 수 있는 3인칭 시점이지만, 막상 전투를 할 때는 한번에 한명씩 공격할 수 있고 상대가 방어하지 않는 곳을 공격해야만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RPG 시점에서 보는 격투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격투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나 철권 태그 외에는 격투 게임을 즐겨본 적도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포 아너는 PvP 외에도 흥미 있는 싱글 플레이와 PvE 컨텐츠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유비소프트의 작품은 대부분 믿고 구매하기 때문에 제 취향은 아니지만 일단 구매하였습니다.

전투에서 공격/수비 방향은 위/왼쪽/오른쪽 중 하나로만 가능합니다. 상대가 공격할 때 내가 같은 방향으로 수비하면 막기에 성공하고, 내가 공격할 때 상대방이 다른 곳을 수비한다면 공격에 성공합니다. 격투 게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도록 클래스가 나뉘어지는데, 패치마다 클래스가 추가되어 글 작성 기준으로는 25개의 클래스가 존재하며, 원래는 기사/바이킹/사무라이 3개 진영으로만 나뉘었지만, DLC 추가로 무림이라는 새로운 진영이 추가되었습니다. 싱글 플레이에서는 무림을 제외한 3개 진영의 일부 클래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속 공격에 한계를 주기 위해 체력 게이지 아래에 스태미너 게이지가 있습니다. 공격 같은 동작을 할 때마다 감소하는데, 이게 모두 소모되면 탈진 상태가 되어 위의 스크린샷처럼 회색 화면에 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제대로 공격을 할 수 없어 스태미너가 찰 때까지 도망쳐야하기 때문에 스태미나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때문에 멀티 플레이에서는 스태미너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싱글 플레이에서는 어차피 AI가 몰아붙이지 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스태미너 시스템은 캐릭터가 지친다는 현실적인 설정으로 보입니다.

싱글 플레이에서는 각 미션의 주요 목표 이외에도, 수집 요소가 존재합니다. 관찰 가능한 오브젝트에서는 지역이나 배경에 대한 정보를 나레이션으로 들려주어 스토리에 몰입감을 증가시켜 주고, 파괴 가능한 오브젝트에서는 추후 멀티 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강철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파괴 가능한 오브젝트는 맵을 둘러보면 눈에 띄는 항아리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관찰 가능한 오브젝트의 경우에는 맵 구석구석을 둘러보지 않으면 놓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찾지 않아도 진행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유비소프트 게임답게 배경 묘사가 매우 훌륭합니다. 싱글 플레이에서는 기사/바이킹/사무라이 3개의 진영을 따로 플레이하게 되는데, 실제 3개 진영이 현실에 존재했었을 시절과 비슷하게 구현을 해놓았습니다. 기사 진영은 중세 유럽, 바이킹은 북유럽, 사무라이는 일본처럼 구현해 놓았는데, 4K 화질로 설정하게 되면 마치 영화같은 그래픽을 보여주어 플레이할 때 눈이 즐거움과 동시에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포 아너의 스토리는 아폴리온이라는 메인 빌런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사실 싱글 플레이가 메인인 게임이 아니라 스토리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었는데, 길지 않은 싱글 플레이 캠페인에서 매우 인상깊은 악역이었습니다. 이 악당의 목적이 무엇인지, 왜 이런 전개를 이끌어왔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연출한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덕분에 싱글 플레이 자체도 굉장히 재미있어 진영별 6개의 미션밖에 없는 것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스토리의 판단은 개인의 주관이 담길 수밖에 없지만, 제가 플레이했던 게임들을 모두 고려해봐도 상위권에 들만한 스토리였습니다.

총평

플레이타임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랑 비슷한 편입니다. 대략 10시간 남짓이면 싱글 플레이 캠페인은 모두 클리어 가능합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처럼 멀티 플레이가 메인인 게임이라 어느정도 이해는 합니다만, 분량이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저처럼 싱글 플레이만 즐기는 분들은 컨텐츠의 양을 고려했을 때 가급적이면 할인 시즌에 맞추어 구매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포 아너 본편의 경우 무료로 풀린 적도 있고, 할인 시즌에 스탠다드 에디션 기준 6천원 남짓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PS4 버전의 경우 한우리에서 상시 만원 정도에 팔기 때문에 그쪽을 이용하셔도 괜찮습니다. 멀티 플레이는 격투 게임의 현실처럼 흔히 말하는 고인물만이 남아있기 때문에 자신있는 분이 아니라면 그다지 권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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